(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국민연금공단이 한국은행과의 외환 스와프를 상환하기 시작하면서 달러-원 환율의 하단 지지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연금의 스와프 만기 상환을 위한 현물환 매수가 최근 강했던 커스터디 매수세의 배경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국민연금은 한은에 만기가 도래한 외환(FX) 스와프를 상환했다.
지난달 외환보유액은 전월보다 42억1천만 달러 늘었는데, 글로벌 달러 약세로 인한 것뿐만 아니라 연금의 스와프 상환액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1월 체결한 1년물 스와프 만기와 올해 5월 체결한 6개월물 만기가 도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외환보유액 추이를 보면 연금의 스와프 계약 체결 시점과 만기를 가늠해볼 수 있다.
지난해 11월 외환보유액은 20억9천만 달러 늘었다.
당시 한은은 국민연금과의 외환 스와프로 보유액이 줄었으나 달러 인덱스가 3.5% 급락하며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보유액이 큰 폭으로 늘어났을 상황에서 연금과의 스와프로 인해 증가 폭이 작았다는 의미다.
당시 1년물 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면 지난달 만기가 돌아온다. 일부 롤오버(만기 연장)된 6개월물 계약도 지난달이 만기다.
또 외환보유액이 급감한 올해 5월에도 스와프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5월 외환보유액은 57억 달러 줄었다.
기타 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 감소와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 등이 감소 원인으로 제시됐는데, 연금과의 스와프 체결도 보유액을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 스와프 기간이 6개월이었다면 이 역시 지난달이 만기다.
만기가 도래하면 국민연금은 현물환을 매수하거나 외화자금시장에서 스와프 계약을 체결해 달러를 상환해야 한다.
연금은 주로 현물환 매수로 빌린 달러를 갚는 것으로 추정된다.
달러-원이 1,300원 부근으로 하락한 만큼 현물환 매수를 통한 상환도 부담이 없는 상황이다.
연금이 스와프 상환을 시작한 만큼 달러-원 하단 지지력도 한층 강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최근 국내 증시에서 외인 매도세는 눈에 띄지 않았는데 커스터디 매수세가 강했다”라며 “외인 자금 이탈보다는 연금 등의 수요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는 “연금은 스와프 상환 목적의 달러 매수뿐만 아니라 신규 투자를 위한 달러를 계속 매수해야 한다”라며 “달러-원 하단 지지력은 더 강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원화가 다른 통화보다 강해질 만한 요인은 없어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국민연금이 올해 국내 외환시장에서 순매입하는 현물환 규모는 55조9000억원(43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갈수록 커지는 기금 규모와 높아지는 해외 자산 비중에 따라 내년 외환 순매수액은 더 커질 예정이다.
한편, 한은과 국민연금의 외환스와프는 환시 변동성 완화와 더불어 연금 운용수익률도 높이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두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1월 달러-원 환율은 평균 환율은 1,364원이었다. 당시 스와프를 통해 신규 투자하는 것이 아닌 현물환으로 투자했다면 환차손이 5%에 달했을 수 있다.
올해 5월 평균환율도 1,328원 수준으로 지난달 평균 환율 1,308원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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