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월스트리트의 전략가들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정부의 지침을 차용해 ‘차분한 정책 변화’를 시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정부는 당시 독일의 대규모 공습이 있기 전 국민들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 이러한 구호가 담긴 포스터를 제작했다.
“차분히 하던 일을 계속하십시오(Keep calm and carry on).”
9일(현지시간) 마켓워치는 “연준이 2024년 지속적인 성장 전망과 몇 차례의 금리 변동으로 통화 정책을 정상화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과 연방 정부의 대규모 재정적자 충당 능력에 대한 우려는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월가는 연준이 오는 12∼13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할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이는 지난 7월 이후 세 번째 연속 동결이다.
매체는 에릭 로젠그렌 전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비유한 것처럼 연준이 ‘쾌속선’보다는 원양 정기선’에 가깝다며 이번 회의에서 작은 변화의 메시지를 담은 결정 패키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화되면 연준이 금리를 다시 인상해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장에 상기시키며 금리 인하 언급이 ‘시기상조’라는 점을 재차 강조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를 강하게 꺾기보다는 매파적인 외양에 비둘기파적인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PGIM의 톰 포셀리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2024년에 세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좀 더 매파적인 발언을 통해 비둘기파에 대응하려고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연준 관계자들은 현재 거의 본격화되고 있는 내년 금리 인하 논의를 더 자극하는 것을 꺼릴 것”이라며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금융 상황이 완화되고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화될 수 있어 너무 비둘기파적인 메시지를 내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생상품 시장의 트레이더들은 연준의 첫 금리 인하가 내년 3월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MUFG 은행의 아그론 니카즈 이코노미스트는 “경제 성장 둔화와 인플레이션 둔화를 보여주는 최근 경제 지표는 파월 의장이 조금 더 비둘기파적일 수 있는 정당성을 제공한다”며 “파월 의장이 연준이 금리를 ‘제약적인 영역’으로 밀어 올렸다고 다시 말할 수 있으며 이는 금리가 더 이상 오랫동안 높게 유지될 필요가 없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TD 증권의 제나디 골드버그 미국 금리 전략 책임자 또한 현재 경기 흐름과 연준의 점도표상 파월 의장의 메시지가 더 이상 매파적으로 해석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파월 의장이 연설이 길어질수록 더 비둘기파적으로 들렸던 11월 기자회견과 비슷할 것”이라며 “점점 더 연준이 아직 정책을 완화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좋은 답을 내놓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버그는 이어 “파월 의장은 데이터에 기반해 ‘더 오래 더 높은’ 금리를 유지할 것이란 메시지를 전하려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시장이 귀를 기울일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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