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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자본확대총력] 6년 만의 ‘메가증권사’ 한투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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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자본확대총력] 6년 만의 ‘메가증권사’ 한투증권

적극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하며 유동성 지표 관리

(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국내 두 번째 자기자본 8조원 ‘메가 증권사’가 드디어 탄생했다. 금융당국이 초대형 투자은행(IB)을 육성하겠다며 각종 유인책을 마련하면서 국내 최초 메가 증권사가 등장한 지 6년 만이다.

카카오뱅크 지분 인수를 계기로 올해 자기자본 8조원 시대를 연 한국투자증권은 막대한 자기자본을 등에 업고 적극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그 과정에서 유동성 지표가 관리 수준까지 악화하면서 발행어음, 기업어음(CP), 회사채 발행 등 전방위 조달을 통해 유동성 지표 관리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한국투자증권 사옥
[한국투자증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투증권은 어떻게 자기자본 8조원을 만들었나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9월 말 기준 자기자본 8조2천56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6조5천528억원이었던 자기자본을 9개월 만에 2조원 가까이 늘리는 데 성공했다.

한국투자증권이 단숨에 메가 증권사로 도약할 수 있었던 건 카카오뱅크 지분 인수 덕분이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모회사 한국금융지주와 자회사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 전액인 27.18%를 인수했다.

그 과정에서 3조4천억원의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그 대가로 한국투자증권은 한국금융지주로부터 지난해 12월과 올해 6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3천억원과 4천억원씩 총 7천억원 규모 유상증자 자금을 받았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으로부터는 올해 1분기 배당금 형태로 약 1조6천700억원을 수취했다.

카카오뱅크 지분 인수 관련해서만 자기자본이 2조4천억원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자체적인 이익 누적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6천232억원으로,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순이익 기준 증권업계 1위다. 미국IB법인, 홍콩법인, 베트남법인 등 글로벌 사업부문 실적 개선 덕분이었다.

올해 3분기 부동산 경기 침체와 주요국 주가지수 하락 등으로 국내 60개 증권사 순이익이 전 분기보다 14.4% 줄어든 환경에서 이루어낸 성과다. 차액결제거래(CFD), 해외부동산 관련 충당금·평가손실을 꾸준히 반영하고 있음에도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약 3년 만에 후순위채 발행 카드를 꺼내 들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3월 5천억원 규모 사모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후순위채 만기는 10년이다. 발행금리는 한국투자증권 개별민평금리에 4BP를 가산한 연 5.28%다.

후순위채는 부채 성격을 가지지만, 선순위 회사채와 달리 만기가 5년 이상이면 재무상태표 상에서 100% 자본으로도 인정받는다. 통상 금융회사에서 자기자본을 확대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유동성 지켜라’ 발행어음 조달 확대…IMA는 관망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 8조원을 돌파하면서 종합투자계좌(IMA) 사업진출이 가능해졌다.

IMA는 고객에게 예탁받은 금액을 운용한 뒤 수익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계좌다. 조달자금의 70% 이상을 IB에 활용할 수 있고 발행 한도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아 지금까지 유일하게 IMA 사업이 허용됐던 미래에셋증권도 아직 IMA 시장 진출을 하지 않은 상황이라, 한국투자증권도 관망하는 중이다.

발행어음 사업자 지위는 충분히 활용하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14조2천억원 자금을 발행어음으로 조달했다. 지난해 말 11조원보다 3조원 넘게 확대됐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의 2배까지만 발행할 수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이 지난해 말 6조6천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8조3천억원으로 늘면서 발행어음 조달 규모를 확대할 수 있었다.

올해 한국투자증권은 유동성 지표를 관리하기 위해 발행어음을 비롯한 전방위 조달을 단행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3분기 기준 조정유동성비율이 99.2%다. 금융당국이 관리 대상으로 삼는 100%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막대한 자기자본을 토대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우발부채가 증가한 영향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외 가리지 않고 회사채를 적극적으로 발행하며 유동성 관리에 나섰다.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연고점을 뚫고 올라선 지난 10월 무보증사채 총 1천800억원을 발행했다. 그 결과 선순위채를 지난 3월 후순위채 금리에 맞먹는 5% 안팎으로 발행금리가 확정됐다.

올해 7월에는 국내 증권사 처음으로 사무라이본드(엔화 표시 채권)를 200억엔, 지난달에는 3년 만기 외화채권을 4억달러 발행했다.

기업어음(CP)·전자단기사채(전단채)도 올해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발행했다. 전일까지 발행액이 64조6천억원이다. 만기도래 규모가 전일 기준 66조5천억원으로 많았던 탓으로, 일부는 후순위채와 선순위채 등으로 상환하며 잔액은 3조2천850억원 수준으로 축소했다.

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의 외부 차입 부채 조달구조를 살펴보면 발행어음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발행어음 차환 위험, 우발부채 현실화 가능성 등을 고려해 유동성위험 대응능력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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