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증권사는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영위할 수 있는 사업 범위가 다릅니다. 자기자본 규모가 크면 클수록 할 수 있는 사업이 다양해지며 수익원도 다각화됩니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증권사들은 기초체력인 자기자본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확대 노력과 전망을 담아 6편의 기사로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올해도 자기자본 확대에 총력을 다했다.
차액 결제거래(CFD)와 주가 조작 관련 미수채권,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증권사들은 자기자본 확대를 통해 기초 체력을 키우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별도 기준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자본 총계는 84조9천582억원으로 전년 대비 4조7천333억원 약 6% 증가했다.
3년 전인 2020년 9월 66조4천579억원과 비교하면 18조5천3억원 약 28% 급증했다.
◇대형증권사, IMA·초대형IB 진출 추진
증권사들은 대형사와 중소형사 할 것 없이 자기자본 확대를 통해 신사업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고 신용 공여 한도 등과도 관련성이 큰 만큼 꾸준히 자기 자본 확대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3분기 기준 자기자본이 9조3천322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천942억원이 증가하며 증권사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가장 먼저 종합투자계좌(IMA) 자격을 획득한 만큼 첫 번째 IMA 사업자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IMA는 고객에게 예탁받은 금액을 운용한 뒤 수익을 고객에게 지급하는 계좌로 발행 한도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 가장 자기자본 확대에 적극적으로 나선 증권사는 3분기 기준 자기자본 8조2천569억원을 기록한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처음으로 자기자본 8조원을 돌파했다.
첫 메가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의 등장 후 6년 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 8조 원 이상일 때 가능한 IMA와 부동산 담보신탁 업무 등으로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만큼 신사업 진출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말 한국투자증권은 지주와 계열사가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 27.18% 전량을 취득하면서 자본이 증가했고 이후 7천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8조원의 자기자본을 돌파했다.
NH투자증권이 7조141억원의 자기 자본으로 3번째에 이름을 올렸고 삼성증권 6조3천787억원, KB증권 6조1천418억원순이다.
연내 초대형 투자은행(IB)을 겨냥했던 하나증권은 5조8천308억원의 자본금으로 초대형IB 신청 기준인 별도 기준 자기자본 4조원을 충족한 상태다.
메리츠증권 5조5천5억원, 신한투자증권 5조3천513억원, 키움증권도 4조5천303억원으로 초대형IB 신청 기준을 충족했다.
특히, 키움증권의 경우 지난해 국내 9번째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인가를 받은 후 초대형 IB 진출까지 노렸지만,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주가조작 세력과 연루됐다는 의혹에 휩싸이면서 사실상 신청이 어려워졌다.
초대형 IB는 증권업계의 기업금융 경쟁력을 높일 목적으로 금융위원회가 2016년 8월에 발표한 방안이다.
초대형 IB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 이상·내부 통제 시스템·건전성 등을 갖춘 증권사는 당국에 지정을 신청할 수 있다. 금
금융당국은 2017년 11월에 미래에셋증권·한국투자증권·NH투자증권·KB증권·삼성증권 등 5곳을 초대형 IB로 지정했다.
해당 업무를 인가받은 초대형 IB는 자기자본의 2배 이내로 만기 1년 이내의 발행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발행어음은 대형 증권사가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발행하는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이다.
초대형 IB로 지정된 대형 증권사만 자기자본의 2배까지 판매할 수 있다.
◇중소형증권사, 종투사 진출 노린다.
중소형 증권사들도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로 거듭나기 위한 몸집 불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증권사 ‘체급’에 따라 진출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이 구분된다.
종투사의 경우 기업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 100%에서 200%로 확대되고 헤지펀드에 자금 대출이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도 가능해진다.
최근 일반환전 업무도 종투사 9곳에만 허용됐다.
대신증권은 2조1천702억원의 자본금으로 현재 종투사에 가장 근접해 있는 증권사로 사옥 매각도 추진 중이다.
다만, 서울 중구 본사 사옥인 대신 343 인수를 검토하던 이지스자산운용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최근 해지하면서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기자본 확대를 통해 종투사에 다가가고 있는 것은 교보증권도 마찬가지다.
교보증권은 최근 2천500억원을 조달하기 위한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자기 자본을 1조8천696억원까지 약 15.5% 늘렸다.
최대 주주인 교보생명을 대상으로 제삼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교보증권은 종투사 인가를 조기에 취득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하게 됐다고 배경을 밝혔다.
종투사 진입 요건인 자기자본 별도 기준 3조원에는 아직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이번 유상증자로 교보생명의 지원 속에 종투사 진출을 위한 첫 발걸음을 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기자본은 증권사의 사업 규모와 시장 지위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며 “시장의 불확실성은 지속되고 있지만 증권사들은 자기자본을 늘려 투자 여력을 확대하고 수익 기반을 넓혀 사업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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