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완전 자회사 편입·초대형 IB 등으로 수익 다각화 도모
(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꾸준하게 자기자본을 확충했던 하나증권이 여섯번째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거듭날지 관심이 쏠린다. 하나자산운용의 지분 인수 절차를 마무리한 만큼, 그 시기는 내년에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기자본은 이미 충족…내년 초대형 IB 바라보는 하나증권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나증권의 3분기 자기자본 규모는 연결 기준 5조8천132억 원으로 집계됐다.
자기자본 규모로는 이미 초대형 IB 신청 기준을 충족했던 하나증권이었기에, 일찍이 그 지위를 갖출 것으로 예상됐다.
초대형 IB는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재무 건전성 확보 ▲내부 통제 시스템 마련 등의 요건을 갖춘 증권사에 한 해 당국에 신청할 수 있다. 대형 증권사 육성 취지로 지난 2016년 도입된 제도로, 현재 초대형 IB로 지정된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총 5곳이다.여기에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을 경우 발행어음을 발행할 수 있게 된다.
발행어음은 1년 미만의 만기를 지닌 단기 어음으로, 자기자본 2배 이내로 발행할 수 있다. 초대형 IB를 인가받은 증권사에 한 해 단기금융업을 신청할 수 있으며, 자격을 얻을 경우 금융투자협회 약관 심사를 거친 뒤 바로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
업계에서는 하나증권이 올해 초대형 IB를 준비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나증권은 2020년부터 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늘려왔다. 2020년 5천억 원대 유상증자에 이어 2년 연속 증자를 이어가 자기자본 5조 원대에 진입했다. 증권사 중에서는 현재 자기자본 규모 6위를 기록하고 있다.
일찍이 자기자본 요건을 달성했던 터라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측됐지만, 하나자산운용 완전 자회사 편입 건으로 사안은 뒤로 밀렸다.
지난 10월 하나증권이 하나자산운용 내 UBS 지분을 인수해 운용사는 증권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됐다. 이에 하나증권의 초대형 IB 신청은 내년에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올해 초대형 IB를 신청하려 했지만, 운용사 지분 인수를 먼저 진행해 내년에 신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운용사 자회사 편입부터 초대형 IB까지…수익 다각화에 총력
현재 하나증권은 수익 모델 다각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하나자산운용의 완전 자회사 편입으로 하나증권은 리테일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시장 상황에 맞는 상품을 적시에 공급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초대형 IB,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게 된다면 발행어음을 통해 이전보다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다. IB 부문 부진 등으로 올해 3분기에 489억 원 순손실을 기록한 하나증권 입장에서는 돌파구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는 별개로 하나증권은 올해 전통 IB 부문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는 올해 초 취임사에서 주식발행시장(ECM)과 채권발행시장(DCM) 등 전통 IB 부문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하나증권은 지난달 IB 그룹장으로 정영균 전 삼성증권 투자금융본부장을 영입했다.
고금리 환경이 내년까지 이어져 증권사 IB 부문 실적 부진은 그대로일 전망이다.
고금리 환경이 도래하면서 IB 업계는 전반적으로 위축됐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국내외 중앙은행이 긴축 정책을 펼치면서 시중 금리는 치솟았다.
이에 기업공개(IPO)는 물론, 부동산 금융 수익도 크게 줄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국내 25개 증권사 기준 IB 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6% 감소했다.
윤재성 나신평 연구원은 “IB 부문의 경우 최근 둔화한 주식시장 흐름과 회사채 시장의 위축된 발행여건, 신규 부동산금융 영업 축소 등을 감안하면 저조한 수준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만기연장 등으로 이연된 부동산PF 사업장의 부실이 현실화하는 등 부동산 익스포저의 최종 손실인식 가능성도 높아 비경상손실이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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