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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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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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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兆 PF 폭탄-①] 부실PF 정리한다지만…금융당국 그간 성과는 ‘0’

[※편집자주 : 이복현 금융감독원이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시장 원칙에 따라 정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간 연체율을 두고 아직은 괜찮다고 시장으로 안심시켜온 금융당국의 입장과는 사뭇 다른 기조로 읽힙니다. 시장은 혼란스러워합니다. 금융권의 책임 원칙을 이야기하지만 기준에 대한 목소리들은 저마다 다릅니다. 이에 연합인포맥스는 134조원에 달하는 PF 대출 잔액을 보는 시장의 목소리를 담아 2편의 기사를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황남경 기자 =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을 정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지만 그간의 성과는 초라했다.

 

지난 10월 금융당국과 한국자산관리공사(이하 캠코)의 주도로 조성된 'PF 정상화펀드'는 운용사를 통해 부실화된 PF 사업장을 매입해 사업성을 끌어올리려는 취지로 탄생했다. 하지만 지난 두 달간 이 펀드가 사들인 PF 사업장은 전무했다.

13일 연합인포맥스 취재에 따르면 금융기관들의 부실 PF 자산을 모아놓은 이른바 '캠코 플랫폼'은 단 한 건의 자산도 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 당국은 PF 시장에서 부실화된 사업장을 재구조화하기 위해 캠코와 함께 1조원 규모의 'PF 정상화펀드'를 조성했다. 펀드 운용사가 PF 채권을 인수해 기존 권리관계 및 법률문제 등을 해소하고 사업·재무구조를 재편하는 방식이다. 특히 브릿지론 사업장의 '헤어컷(채무조정)'을 통해 토지비용을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펀드 운용사가 브릿지론 사업장을 싸게 사서 사업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PF 시장의 연착륙을 유도하려고 한 것이다.

당국과 캠코는 이를 위해 PF를 취급한 금융기관들에 매각 가능 자산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렇게 모은 부실 PF 자산 목록이 이른바 '캠코 플랫폼', 이 플랫폼엔 80개가 넘는 PF 사업장이 등록됐다.

하지만 연합인포맥스가 취재한 결과 캠코 플랫폼에선 지난 두 달간 단 한 건의 PF 사업장도 운용사에 팔지 못했다. 할인율을 적용해 자산을 매입해야 하는 운용사와 원금을 회수하려는 금융기관의 눈높이가 달랐기 때문이다.

캠코 플랫폼에 주로 담긴 PF 사업장은 지방 소재의 주상복합, 오피스텔 사업장 등이다. 현재 부동산 경기와 향후 분양률, 상승한 공사비 등을 고려하면 브릿지론 사업장의 토지비에 최소 30~60%의 할인율이 적용돼야 한다고 운용업계는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 플랫폼에 담긴 자산 중에는 토지비가 '0원'으로 책정된 브릿지론 사업장도 있었지만, 이마저도 팔리지 않았다. 펀드 운용사가 땅을 공짜로 사서 개발해도 수익이 남지 않는다는 의미로 그만큼 수익성이 없는 부실 자산들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PF 정상화펀드에는 캠코의 정책자금도 있지만 시장에서 투입된 자금도 상당하다”며 “부실 사업장을 비싸게 주고 사는 것은 수익자를 기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캠코는 2차 플랫폼을 만들었다. 이 플랫폼엔 서울 소재의 3개 PF 사업장이 포함됐다. 하지만 운용사와 대주의 협상은 또 불발됐다. PF 사업장의 대출채권을 소유한 금융회사가 '이자는 몰라도 원금은 건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선 금융당국이 PF 구조조정에 더욱 확실한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한다. 당국이 PF 사업장 만기 연장을 유도하기 위해 만든 PF대주단협의체 등이 금융회사에 '버티면 된다'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줬다는 것이다.

특히 전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시장 원칙에 따른 PF 정리를 시사하면서 시장의 의구심은 더 커지고 있다.

전일 이 원장은 “재무적으로 영속성에 문제가 있는 건설사와 금융사에 대해선 시장원칙에 따라 적절한 형태의 조정과 정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 원장은 증권사 등 금융사들의 3분기 PF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작년에 단기자금시장 불안정 시점을 전후해서 시스템 내지는 외부효과로 작용하는 시장실패 우려가 있어서 여러 요소를 점검했고 시장 안정화 프로그램 가동, PF사업장 전수조사 등 사업장 특성을 파악하고 시스템 리스크를 점검했다”며 “익스포저가 큰 건설사나 금융사에 대해 개별적으로 자금상황 등을 점검해온 노력으로 덕분에 탈 없이 진행됐으나 불안 요인은 잠재한다고 인식한다”고 강조했다.

이를두고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의 기조가 좀 더 명확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PF 시장 연착륙을 위해 금융당국이 부실 PF 사업장은 정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더욱 분명히 밝혀주면 좋을 것 같다. 만기 연장을 유도하는 대주단협의체를 유지하면서 부실 PF는 알아서 정리하라는 당국의 입장은 모순적”이라고 말했다.

인사말하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감원-자산운용사 CEO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11.29 ond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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