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바야흐로 1970년대생 최고경영책임자(CEO) 시대가 열렸다. 총수 일가의 3세 경영이 본격화하면서 경영진들의 세대교체도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양상이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LG, SK 등 주요 그룹은 연말 인사를 마무리하고 50대 리더를 전면에 내세웠다.
가장 먼저 인사를 단행한 LG그룹의 경우 LG이노텍 수장으로 1970년생인 문혁수 부사장을 임명했다. 문혁수 부사장은 LG그룹의 첫 1970년대생, 최연소 대표이사다.
LG이노텍의 전략 및 인수·합병(M&A) 등을 이끌어 온 문 부사장은 1970년생으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를 졸업한 뒤, 1998년 LG전선(LS엠트론)에 입사해 2009년 LG이노텍에 합류했다.
이후 2014년 광학솔루션개발 실장을 역임, 지난해부터는 광학솔루션사업부 부사장에 오른 '카메라 모듈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배경에서 문혁수 부사장은 '애플통'으로도 불린다. 현재 LG이노텍은 애플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매출의 70% 이상을 의존하고 있다. 올해도 아이폰15의 카메라 모듈과 프로맥스 모델의 신형 폴디드줌을 독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학솔루션사업부가 LG이노텍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절대적이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 매출은 10조5천333억원(80.7%)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1.5%포인트(P) 증가한 수준이다.
삼성전자 지난 11월 말 사장단 및 임원인사에서 1970년생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부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삼성 주요 계열사 사장단 중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제외하면 1970년대생 사장은 용석우 사장이 처음이다.
용석우 사장의 승진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라는 게 회사 안팎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에 '부사업부장' 자리를 새롭게 만든 것 자체가 차기 사업부장 자리를 주겠다는 시그널이었기 때문이다.
SK그룹은 '60대 부회장단'의 공동 퇴진과 함께 신임 CEO들이 전면에 등장했다.
가장 젊은 사장은 SK 머티리얼즈 사장 김양택(48) SK㈜ 첨단소재투자센터장이다. 아울러, 장호준(49)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신임 사장, 류광민(48) SK넥실리스 대표이사 등도 40대에 속한다.
한편, 조대식(63) SK수펙스협의회 의장과 장동현(60) SK㈜ 부회장, 김준(62) SK이노베이션 부회장, 박정호(60) SK하이닉스 부회장 등은 모두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거나 자리를 옮긴다.
조대식 의장은 SK㈜ 부회장으로서 직함은 유지하되, 관계사 전략 자문에 집중한다. 장동현 부회장은 SK㈜ 부회장직을 유지하면서 박경일 사장과 함께 SK에코플랜트 각자 대표(부회장)를 맡게 됐다.
박정호 부회장은 SK㈜ 부회장과 SK하이닉스 부회장으로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 협업 관계를 구축하는 역할에 주력한다.
SK그룹은 이번 인사에 대해 “각 사가 오랜 시간 그룹 차원의 차세대 CEO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양성된 새 경영진에게 기회를 열어주는 '준비된 인사'를 한 것”이라며 “이번 세대교체 인사는 지정학적 위기와 국내외 경기침체 등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각 사가 최고의 글로벌 기업으로 지속 성장하기 위한 전환점 구실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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