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윤영숙 특파원 = 유럽중앙은행(ECB)이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또한 내년 하반기에 대차대조표 정상화에 나서 내년 말에 이를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ECB는 14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주요 정책 금리인 예금 금리를 4%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ECB는 레피(Refi) 금리는 4.50%, 한계 대출금리도 4.75%로 각각 유지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과 일치하는 것으로 ECB의 금리 동결은 지난 10월에 이어 2회 연속이다.
ECB는 2022년 7월을 시작으로 지난 9월까지 총 10회 연속 금리를 인상했다. 금리 인상 폭은 450bp에 달했으며 유로 창설 이후 가장 빠른 인상 속도의 금리 인상이었다.
유로존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오르는 데 그치면서 ECB의 금리 동결이 거의 확실시됐다.
ECB는 “인플레이션이 최근 몇 달간 하락했지만, 단기적으로 일시 다시 반등할 것 같다”라면서도 “인플레이션은 내년 동안 점차 하락해 2025년에는 2%의 목표치에 접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CB는 올해 인플레이션은 평균 5.4%를 기록한 뒤 내년 2.7%로 둔화하고, 2025년에는 2.1%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6년에는 1.9%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와 내년 전망치는 기존의 5.6%와 3.2%에서 하향 수정됐으며, 2025년 전망치는 2.1%로 유지됐다.
근원 인플레이션은 올해 5.0%, 내년 2.7%, 2025년에 2.3%를 기록한 뒤 2026년에는 2.1%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성장률은 올해 평균 0.6%를 기록한 뒤 내년 0.8%로 소폭 반등하고, 2025년과 2026년에는 모두 1.5%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와 내년 전망치는 이전의 0.7%, 1%에서 각각 하향된 것이다. 2025년 전망치는 유지됐다.
ECB는 이러한 평가를 기반으로 “주요 ECB의 금리가 충분히 장기간 유지될 경우, 이러한 목표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ECB는 향후 금리 결정과 관련해서는 “미래의 결정은 주요 금리가 필요한 만큼 오래 충분히 제약적으로 설정되도록 보장할 것”이라며 기존 표현을 유지했다.
또한 “제약의 적절한 수준과 기간을 결정하는 데 있어 지표 의존적인 접근법을 계속 따를 것”이라며 “금리 결정은 입수되는 경제 및 금융 지표, 기저 인플레이션 역학, 통화정책 전달 강도 등에 비추어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재차 언급했다.
ECB는 이날 대차대조표 정상화를 개시하는 데 위원들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ECB는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에서의 원금 재투자를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하되, 내년 하반기에는 매달 평균 75억유로씩 이를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내년 하반기에는 PEPP 프로그램 하에서의 원금 재투자를 중단할 예정이다.
이는 기존에 PEPP의 원금 재투자가 “적어도 2024년 말까지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을 수정한 것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PEPP의 재투자 중단은 거의 만장일치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자산매입프로그램(APP) 포트폴리오는 원금 재투자를 중단함에 따라 일정하고 예측할 수 있는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ECB는 지난해 7월 도입한 채권 매입 프로그램인 전달보호기구(TPI)를 사용할 수 있음을 재차 시사했다.
ECB는 “인플레이션을 중기적으로 2%의 목표치로 복귀하도록 하고, 통화정책 전달의 원활한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권한 내에서 모든 수단을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라며 “유로존 전 지역에 걸쳐 통화정책 전달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부당하고 무질서한 시장 역학에 맞서기 위해 TPI를 이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TPI는 독일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과도하게 오르는 회원국의 국채를 ECB가 무제한으로 매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통화정책의 기조가 유로존 전체 회원국으로 원활하게 전달(transmit)되도록 하기 위해 마련됐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12월에는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며, 경제 성장 위험이 아래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침체는 기본 전망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위원들이 금리 인하에 대해 전혀 논의하지 않았다며 조기 금리 인하 기대를 일축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남았다면서도 동결을 통해 이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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