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세 둔화 속 반도체 등 제조업 생산·수출 회복”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원자재값 변동성 등 불확실성 지속”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기획재정부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 생산과 수출이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경기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원자재 가격 변동성 등 대외 불안 요인에도 물가 상승세는 완만한 둔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17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1월호'에서 “반도체 등 제조업 생산·수출 회복, 서비스업·고용 개선 지속 등으로 경기 회복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완만한 물가 상승세 둔화 흐름 속에 공급 요인에 따른 변동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외적으로는 정보기술(IT) 업황 개선·방한 관광객 증가 기대감과 고금리 장기화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원자재 가격 변동성 등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기재부는 지난 8월 그린북에서 경기 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되고 있다고 언급한 이후 지난달까지 3개월째 같은 평가를 내렸다.
이번 달에는 '경기 둔화 완화'란 표현이 '경기 회복 조짐'으로 바뀌면서 경기 진단이 한층 밝아졌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아직 경기가 회복하고 있다는 공식적인 판단을 내린 것은 아니다”면서 “경기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어서 조금씩 방향을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고정단가의 선행 지표로 볼 수 있는 현물 가격을 매일 살펴보고 있는데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상승하고 있다”며 “중국의 실물 지표가 점차 반등하고 있는 것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는 시장의 진단도 경기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다만, 소비 등 내수 지표에 대해서는 예전보다 회복 속도가 더뎌졌다 평가했다.
이 과장은 “소비는 작년이나 올해 초보다는 힘이 떨어진 느낌은 분명히 든다”며 “침체나 둔화라기보단 (회복) 속도가 완만해졌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라고 했다.
최근 주요 경제 지표를 보면 9월 광공업 생산과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각각 1.8%, 0.4% 증가했다. 전산업 생산도 1.1% 늘었다.
소매판매와 설비투자, 건설투자도 각각 0.2%와 8.7%, 2.5% 늘어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플러스를 나타내는 '트리플 증가'를 기록했다.
10월 수출은 자동차·선박·석유제품 수출 호조로 작년 같은 달보다 5.1% 늘어 13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10월 취업자 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4만6천명 늘면서 전월(30만9천명) 대비 증가 폭이 커졌다.
10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8% 올라 전월(3.7%)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와 농산물·석유류 제외 지수는 각각 3.2%, 3.6% 상승했다.
현재 경제 심리와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는 대체로 부진했다.
10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1로 전월보다 1.6포인트(p) 하락했다.
10월 전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0으로 전월 대비 3p 하락했고, 11월 전산업 전망 BSI도 69로 4p 떨어졌다.
9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1p 낮아졌지만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1p 상승했다.
기재부는 “물가 등 민생 안정에 최우선 역점을 두면서 내수·투자·수출 활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대내외 리스크의 철저한 관리와 경제 체질 개선 노력도 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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