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2일(이하 미국 동부 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성탄절 연휴를 앞두고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 속에 혼조를 보였다.
뉴욕증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둔화했다는 소식이 나왔음에도 연휴를 앞둔 차익 실현에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 국채가격은 연휴를 앞두고 보합권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은 채 장을 마쳤다. 단기간 가파르게 채권금리가 급락했던 만큼 연휴를 앞두고 쉬어가는 분위기다. 미국 채권시장은 연휴를 맞아 이날 오후 2시에 조기 폐장했다.
미국 달러화 가치가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 11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둔화되면서 내년 초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에 더욱 힘이 실렸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거래가 줄고, 포지션 정리가 이뤄지면서 달러화 흐름은 엇갈렸다.
뉴욕유가는 홍해 지역에서의 물류 불안 속에 앙골라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탈퇴 소식에 따른 영향을 주시하며 하락했다.
미국 상무부 자료에 따르면 11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2% 상승했다. 2021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수치로 시장이 예상한 3.3%와 전달의 3.4%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11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달 대비로는 0.1% 상승해 시장의 예상치에 부합했으며 10월과 같은 수준을 보였다.
11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6개월치를 연율로 환산하면 1.9%로 연준의 목표치인 2%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를 향해 순항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오늘은 지난 6개월간 팬데믹 이전 수준인 2%의 물가 상승률로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고 자평했다. 이는 6개월 인플레이션이 연율 1.9%로 떨어진 것을 의미한다.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포함한 11월 PCE 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2.6% 올라 전달의 2.9% 상승에서 둔화했다. 이는 2021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전월 대비로는 0.1% 하락해 전달의 보합 수준에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PCE 가격지수가 전월 대비로 하락세를 보인 것은 2020년 4월 이후 처음이다.
11월 개인 소비지출은 전월 대비 0.2% 증가해 전달의 0.1% 증가보다 개선됐다. 다만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0.3% 증가를 밑돌았다.
11월 내구재 수주 실적은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5.4% 증가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인 2.0% 증가를 웃돈 것으로 전달의 5.1% 감소에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물가 지표가 또다시 둔화하면서 3월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은 90%로 높아졌다.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도 76%까지 상승했다.
미국 미시간대학교가 집계하는 미국 장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이 직전월보다 눈에 띄게 하락했고,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보다 개선됐다.
12월 기준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1%로 직전월인 11월 4.5%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는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5년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2.9%로 직전월 3.2%보다 낮아졌다. 이는 9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69.7로 최종 집계됐다. 이는 지난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주식시장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38포인트(0.05%) 하락한 37,385.97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7.88포인트(0.17%) 오른 4,754.63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9.11포인트(0.19%) 상승한 14,992.97로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8주 연속 상승했다. 이는 2017년 이후 가장 오랫동안 오른 것이다.
주말과 오는 25일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가 2021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에 연준의 3월 금리 인하 기대가 커졌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물가 지표가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인 동시에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도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앤드루 헌터는 보고서에서 이번 지표는 “팬데믹 직후의 인플레이션 급등이 이제 끝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며 연준이 이르면 내년 3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의 데미안 매킨타이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으며 미국 경제에 큰 타격을 주지 않으면서 계속 이러한 추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시장이 강하고, 경제가 계속 안정적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라며 “이는 연착륙 가능성을 높인다”라고 말했다.
S&P500지수 내 임의소비재를 제외한 10개 업종이 모두 상승했다.
나이키의 주가는 회사가 매출 전망치를 하향했다는 소식에 11% 이상 하락했다. 풋라커의 주가도 나이키 주가 하락에 4%가량 동반 하락했다.
카루나 테라퓨틱스의 주가는 제약업체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이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47% 이상 올랐다. 로켓 랩의 주가는 회사 계열사가 정부와 5억1천500만달러어치의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22% 이상 올랐다.
코인베이스 글로벌의 주가는 JMP증권이 목표가를 107달러에서 200달러로 올리고 '시장수익률 상회' 등급을 유지하면서 4% 이상 상승했다.
옥시텐털 페트롤리엄의 주가는 버크셔 해서웨이가 최근 며칠간 회사의 주식을 추가 매입해 지분이 27.7%까지 늘어났다는 소식에 0.6%가량 상승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내년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90.8%를 기록했다.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76.1%, 0.50%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14.7%로 나타났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62포인트(4.54%) 하락한 13.03을 기록했다.
오는 25일 뉴욕 금융시장은 크리스마스 연휴로 휴장한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보다 0.58bp 오른 3.897%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0.08bp 오른 4.336%를 가리켰다.
30년물 국채금리는 2.02bp 상승한 4.052%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 거래일의 -44.4bp에서 -43.9bp로 소폭 줄었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연말 연휴를 앞두고 채권시장은 한산했다.
지나 10월 말부터 두 달여간 쉴 새 없이 미국 국채가 랠리를 펼쳤던 만큼 올해 마지막 한 주를 앞두고 한 해를 미리 정리하려는 분위기로 보인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의 경우 지난 10월 23일 5.022%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이날까지 120bp 가까이 급락했다.
이에 따라 단기간에 금리 하락폭이 과도했다는 인식도 나오고 있다. 당분간 연준의 추가 행동과 경제지표 동향에 초점을 맞추며 채권시장도 방향성을 가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발표된 미국 11월 PCE 가격지수는 코로나19 시대로 들어선 이후 처음으로 전월 대비 하락했다.
PCE 가격지수의 둔화세가 확인됐지만 연준이 이미 피벗(기조 전환)을 시사한 만큼 시장은 크게 주목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내년 채권 투자자들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와 이에 따른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단기물과 투자적격등급 채권의 비중을 늘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위즈덤트리의 케빈 플라나간 전략가는 “채권시장은 연준 위원들이 받아들이는 것보다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플라나간은 “또 다른 투자자들의 선택지는 변동금리 미국 국채일 것”이라며 “고정 이자를 지급하는 동시에 변동성을 피해 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2.480엔으로, 전일 뉴욕장 마감가 142.228엔보다 0.252엔(0.17%) 상승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0130달러로, 전장 1.10010달러보다 0.00120달러(0.11%) 올랐다.
유로-엔 환율은 156.87엔으로, 전장 156.45엔보다 0.42엔(0.27%)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1.805보다 0.10% 하락한 101.708을 기록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 미 연준이 주로 살피는 지표인 미국 11월 PCE 인플레이션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시장 영향은 제한됐다.
11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동월대비 3.2%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월 3.4%보다 낮아진 수준으로, 2021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11월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는 전월대비로 0.1% 하락했다. 이는 2020년 4월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
PCE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면서 10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3.84%까지 하락했으나 장후반에는 3.89%대로 소폭 반등했다.
달러-엔 환율도 한때 141엔대로 낮아졌으나 점차 142엔대에서 머물렀다.
이날 개인소비지출은 소폭 증가하면서 미국 경제가 여전히 탄탄함을 뒷받침했다.
11월 개인 소비지출은 전월 대비 0.2% 증가했다.
11월 내구재 수주 실적도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월보다 5.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 2.0% 증가를 웃도는 수치다.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1.103달러대에 고점을 기록한 후 1.101달러대에 머물렀다.
최근 달러화 약세가 반영되면서 유로화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으나 연휴를 앞두고 유로-달러 상승폭은 줄었다.
유로존의 경제 여건이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다.
다만, 유럽중앙은행(ECB)이 아직 인플레이션 우려를 떨치지 못했고, 금리인하 논의를 시작하지 않았다는 점은 유로화를 지지했다.
11월 유로존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대비 2.4% 상승해 완화됐지만, 12월에는 에너지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인플레이션이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날 미국의 11월 PCE 인플레이션 지표가 둔화되면서 내년 3월 금리인하 전망은 더욱 힘이 실렸다.
CME그룹의 페드와치툴에 따르면 1월은 금리 동결 확률이 83.5%로 반영됐지만 내년 3월에는 25bp 금리인하 확률이 74.1%로 높게 반영됐다.
하지만 연휴를 앞둔 시장 참가자들은 강해진 금리인하 기대를 반영해 포지션을 구축하기보다 신중한 양상을 보였다.
BMO캐피털마켓츠의 벤자민 제프리 금리 전략가는 “거의 3년 만에 가장 둔화된 전년대비 근원 PCE 인플레이션은 금리인하 시점에 대해 연준이 1분기에 금리를 낮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너무 이른 것인가 하는 의문을 거의 확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유시장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33센트(0.45%) 하락한 배럴당 73.5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앙골라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탈퇴 소식에 이틀 연속 하락했다.
다만 이번 주 한주간 유가는 1.78달러(2.48%) 상승해 2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홍해 지역을 둘러싼 물류 대란 우려에 유가는 오름세를 지속한 것으로 풀이된다.
예멘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민간 선박을 잇달아 공격하면서 일부 선박회사들이 홍해 운항을 중단하며 홍해발 물류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대체 운항로 중 하나였던 파나마 운하가 극심한 가뭄에 따른 수량 부족으로 통행 가능한 선박 수가 크게 줄어든 점도 겨울철 물류대란 위험을 높이고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CE)의 키어런 톰킨스 원자재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파나마 운하의 수위 하락과 홍해에서 반군 후티의 공격으로 선박회사들이 수에즈운하를 기피하는 일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그야말로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 위기)을 만났다”라고 말했다.
앙골라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에서 탈퇴하기로 했다는 소식도 나왔으나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앙골라의 원유 생산량은 11월 기준 하루 113만배럴로 OPEC 전체 산유량인 하루 2천800만배럴과 비교해 미미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CE의 톰킨스는 앙골라는 투자 부족으로 생산량을 늘리는 데 고전해왔기 때문에 이전 OPEC의 할당량을 크게 초과해 생산량을 늘릴 여력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회의에서 앙골라의 생산 쿼터는 하루 111만배럴로 정해졌으며 당시 앙골라는 OPEC이 요구하는 새로운 쿼터를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톰킨스는 다만 “이번 앙골라의 탈퇴는 OPEC 내에 균열이 형성되고 있음을 시사한다”라며 “추가 생산 여력이 있는 더 큰 원유 생산국, 일례로 최근 산유국 결정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해온 아랍에미리트(UAE)와 같은 나라가 앙골라와 같이 탈퇴를 결정한다면 유가는 하락 압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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