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별 자체계획 카뱅만 달성…향후 개인사업자 대출도 포함
“건전성·중저신용자 비중 고려…관리기조 강화”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금융당국이 카카오·토스·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공급목표치를 완화한다.
고금리 기조가 굳어지면서 건전성 제고가 필수적인 시점인 데다, 고신용자에 비해 중·저신용자의 대출액 규모와 비중이 낮다는 점 등을 고려해 목표 수정에 나선 셈이다.
◇ 안정적 관리에 방점…개인사업자도 포함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 3사의 오는 2024~2026년 중·저신용자 대출공급 목표를 '평잔 30% 이상'으로 설정했다고 27일 밝혔다.
금융당국은 그간 인터넷은행 3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확대 추세를 지속해 온 만큼 당분간은 '안정적 관리' 기조에 방점을 찍을 필요가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간 '말잔 기준 30%'였던 목표치를 '평잔 기준 30%'로 바꾸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금융당국은 매 분기 말을 기준으로 인터넷은행들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30%를 상회하는 지를 점검했는데, 인터넷은행들이 점검 시점에만 비중을 맞추는 등의 문제가 누적되자 이를 3개월간 평균치로 바꾸기로 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현재 상황에서 목표비중을 30% 이상으로 늘리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고 봤다.
여기엔 연체율 상승으로 건전성 관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데다, 중·저신용자 비중이 50%에 그쳐 외연을 넓히기엔 한계가 있는 점 등이 반영됐다.
실제로 지난 2020년 말 1.44% 수준이었던 인터넷은행들의 중·저신용자 대출 연체율은 올해 11월 말엔 2.51%까지 확대됐다.
아울러 당국은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을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산정에 포함시키는 한편, 보증부 서민금융대출의 보증한도를 초과한 대출잔액도 비중 산정에 포함시켜 인터넷은행들의 숨통을 틔우기로 했다.
인터넷은행들은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을 포함할 경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평균 2%포인트(p)가량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보다 안정성을 기하기 위해 대안신용평가 모델의 추가 고도화 작업도 지속적으로 추진된다.
◇카뱅만 자체계획 달성…새 기준에 인터넷은행들 '숨통'
올해 전체적으로 보면 인터넷은행들은 금융당국이 제시한 '말잔 기준 30%'의 공급 목표치는 어느 정도 채운 모양새다.
지난 11월 말을 기준으로 카카오뱅크는 30.1%, 토스뱅크는 32.3%를. 케이뱅크는 28.1%를 각각 달성했다.
3사 평균으로 보면 30.3%로, 당국의 가이드라인을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는 인터넷은행들이 개별적으로 제출한 자체계획과는 괴리가 있다.
앞서 이들 3사는 연초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로 30%와 44%, 32%를 각각 제시한 바 있다.
결과만 놓고 보면 목표달성에 성공한 곳은 카카오뱅크가 유일했던 셈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이 자체계획으로 제출한 목표와는 일부 간극이 있었지만, 금융당국과 함께 설정한 올해 말 목표치(30% 상회)에는 근접하는 등 소기의 성과는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목표치가 완화됐지만 인터넷은행들은 당초 출범 목표대로 향후에도 건전성을 유지하는 선에서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를 꾸준히 늘려갈 방침이다.
우선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말 기준 4조3천149억원인 관련 대출잔액을 내년 4조8천193억원, 2025년 5조347억원, 2026년에는 5조2천333억원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와 함께 신용평가모형 고도화와 선제적인 충당금 적립, 조달원천 다변화, 부실채권 관리 선진화 등도 병행한다.
토스뱅크와 케이뱅크 또한 현재 3조634억원, 2조1천929억원 수준인 중·저신용자 대출을 오는 2026년 말엔 4조7천837억원, 2조7천703억원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금융당국은 “2026년 말까지 분기 단위로 대출공급과 대안신용평가모형 고도화 현황, 건전성 관리 계획 이행 현황을 점검하고 필요시 개선을 권고하는 등 관리·감독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j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