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에 앞서 증권사 채권단은 일찌감치 셀다운(재매각) 등을 통해 관련 익스포저를 낮춰온 것으로 확인됐다.
다가오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단기물 롤오버 물량은 워크아웃 트리거 발동에 따라 증권사들은 직접투자로 전환, 시장에서 제기되는 모럴헤저드 이슈에도 대응하는 모양새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오는 17일 만기가 도래하는 PF 자산유동화전자단기사채(ABSTB)인 '에이치세운제일차'(A1 등급) 190억원을 직접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태영건설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대출약정서에 따라 기한이익상실(EOD) 트리거가 발동됐다. 자기자본을 통한 직접투자로 전환하며 롤오버하지 않기로 선택한 것이다. 앞서 신용평가사들은 지난달 28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신용등급을 'A-'에서 'CCC'로 강등했다.
에이치세운제일차는 차주인 세운5구역PFV와의 대출 약정에 후순위(트랜치D) 대주로 포함돼 있다. 시공사는 태영건설이고 현대차증권은 해당 PF 대출채권에 사모사채 인수 의무가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골든타이거제일차'(A1) PF ABSTB 300억원 중 200억원을 먼저 여타 금융권에 셀다운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같은 세운재정비촉진기구 사업장에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한 후순위(트랜치D) 브릿지론 대주다.
대출채권 매입확약과 사모사채 인수확약 의무 등이 있는 미래에셋증권은 남은 100억원에 대해서는 지난해 10월 차환 발행을 중단하며 매입·인수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태영건설이 책임준공확약을 건 '엠에이신천제삼차'(A1) PF ABSTB 670억원에 대해서는 재매각하지 않으며 선별 대응에 나섰다.
시장에서 태영건설과 관련해 리스크가 큰 PF대출 물량이 돌 경우 모럴헤저드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 자금 회수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 있고, 상환이 힘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증권사들은 대출 형식에서 직접투자로의 전환 움직임을 보인다.
증권업계는 PF대출에 대한 셀다운도 속속 이행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트랜치B(중순위) 브릿지론 2건 350억원을 모두 저축은행에 셀다운하는 데 성공했다. 바로 세운5구역PFV의 브릿지론인 세운공간제이차(200억원)와 세운필드제일차(150억원)다.
적시에 셀다운이 이뤄진 것은 눈에 띄는 요소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 29일이 해당 PF대출의 롤오버 기일이었고, 차환 발행이 중단됐다. 워크아웃 신청에 앞서 선제적인 셀다운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한투자증권이 중순위(트랜치C)로 참여한 물량은 아직 남아있다. 앞서 지난해 10월 4.6% 금리로 발행된 '세운공간제삼차'(A1, 92일물) 200억원은 오는 18일 만기를 맞는다.
DB금융투자는 지난 2022년 '세운공간제일차' PF ABSTB를 그해 7월경 보험사에 재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IB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결정 트리거가 발동으로 SPC의 PF 채권 물량을 떠안고 있다”며 “상환 가능성이 있고 사업성이 있다면 끌고 가겠지만, 가능성이 작다면 부실채권(NPL) 업체에 매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m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