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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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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금리인하 논의 시기상조…’충분히 장기간’ 적어도 6개월"(상보)

이창용 한은 총재, 11일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
“3.75% 열어두잔 견해 바뀌어…유가상승+하마스 우려 완화”
“금리인하시 부동산 상승 기대 자극 부작용”
“태영 위기, 금융시스템 전이 안될것”
“신생아대출, 젊은사람 돕는지 심각하게 생각해야”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이규선 윤은별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들은 현재 상황에서 금리 인하 논의 자체가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며 향후 금리인하 기대감을 차단했다.

 

이 총재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사견을 전제로 “적어도 6개월 이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 같이 밝혔다.

 

◇ “금리인하시 부동산 상승 기대 자극 부작용”

 

이 총재의 이번 발언은 금통위원 5인이 전부 앞으로 3개월 시계에서 최종금리 3.50%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본다는 발언 뒤에 나왔다.

지난해 11월 금통위에서는 금통위원 6인 중 4인이 3.75%까지 열어둬야 했다고 봤던 것과 비교하면 완화적으로 입장이 바뀐 것이어서다.

아울러 이날 앞서 한은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문에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것'이라는 기존 문구를 삭제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이 같은 신호가 한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과도하게 키울 수 있다고 판단해 당분간 인하는 없다고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물가둔화 추세가 지속되고 국제유가와 중동사태 등 해외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 필요성은 이전보다 낮아졌다”면서도 “섣불리 금리인하에 나설 경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자극하면서 물가상승률이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현 상황에서는 금리인하가 경기를 부양하는 효과보다 부동산 가격 상승 기대를 자극하는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면서 “따라서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함으로써 물가안정을 이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3.5%는 중립금리보다 다소 높은 수준이라는 견해는 유지 중”이라면서도 “금리를 인하할 경우 부동산 가격 자극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중립금리에만 관련된 것은 아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투자처가 있는 경우라면 금리를 인하했을 때 경기부양 효과가 크겠지만 현재 부동산 가격이 조정받는 국면에 있는데 섣부른 인하가 부동산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아야 한다”면서 “부동산 가격이 높은 편이니 다시 상승시키는 우를 범하지 않겠다는 취지”라고 덧붙였다.

 

◇ “태영 위기, 금융시스템 전이 안될것”

 

태영건설발(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가 금융시스템으로 전이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이 총재는 “태영 사태가 시장 불안을 가져올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한은이 나설 때는 아니라고 판단한다”면서 “금융중개지원대출 관련 결정은 태영건설 및 PF 사태와 무관하다”고 맑혔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회의에서 금중대를 통해 중소기업에 9조원 규모의 특별지원을 실시하기로 했다. 오는 2월 7일부터 7월 31일까지 6개월간 9조원을 지원한다. 전 업종을 대상으로 하되 부동산업, 주점업 등 일부 업종은 배제한다.

조윤제 금통위원은 금중대 지원은 현재 물가안정을 강조하고 통화긴축을 유지하겠다는 한은 정책과 다른 시그널을 줄 수 있으니 적절한 시점이 아니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 총재는 “태영 사태가 밑에 깔린 PF나 건설업 부실의 시발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태영건설은 부채비율이나 자기자본 대비 PF 보증액수 등이 다른 건설사 대비 굉장히 차별화되게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태영건설은 PF 중에서도 위험관리가 잘못된 대표적 케이스로 정부가 말한 질서 있는 구조조정의 좋은 예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은 적다”고 덧붙였다.

이창용 한은 총재, 금통위 기자간담회 참석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4.1.11 [사진공동취재단] photo

 

◇ “신생아특례, 젊은사람 돕는지 심각하게 생각해야”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생각할 여지를 던졌다.

이 총재는 신생아 특례대출 제도와 관련해 “신생아 특례대출은 무주택 젊은층 서민의 저출산 개선에 영향을 주기에 제도 자체는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제도가 좋다고 소득 수준이 안 되는데 많이 돈을 빌려주는 게 젊은 사람을 도와주는 거냐는 것은 심각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본인이 감내할 수 없는 수준을 빌려줬다가 다시 금리가 올라가면 그들에게 과연 도움을 준 것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정책금융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부합하게 만드는 방향으로 가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재건축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1·10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두 가지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미래에 늘어날 부동산 공급에 대한 계획을 알려줌으로써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킬 것”이라며 “PF 시장을 연착륙시키는 데도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를 승인한 것과 관련해서는 “비트코인이 확실히 하나의 투자재로 자리를 잡았다”면서 “변동성을 보면서 비트코인 ETF의 안정성이 있는지 실험할 시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화폐 대체재가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인식하게 됐다”고 했다.

이 총재는 향후 성장 경로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11월 전망과 비교해볼 때 대면 서비스 소비 약화로 소비 전망치가 소폭 하향 조정됐지만 수출이 반도체 경기 개선으로 소폭 상향조정됨으로써 소비의 하향조정을 상쇄한다”면서 “성장률도 11월 전망치던 2.1%에 대체로 부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이번 정부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늘어나지 않게 하고 나가면 상당히 칭찬 받아야 한다”면서 “과거 어느 정부도 이루지 못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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