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진정호 특파원 = 뉴욕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미국의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에 대해 의견이 갈렸다. CPI가 예상보다 높았지만, 3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꺾을 필요는 없다는 의견과 시장 참가자들이 ‘오버했다’는 의견이 대립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마켓워치 등 외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메리클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예정보다 빠르게 진전을 보이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부터 더 빠르고 더 일찍 기준금리를 내릴 준비를 하게 됐다”며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로 다가가고 있고 고용시장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점도 그런 기조를 지지한다”고 분석했다.
JP모건자산운용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2022년 6월부터 이어진 인플레이션 진행 상황은 주목할 만하다”며 “핵심은 향후 인플레이션 경로가 상방이나 횡보가 아니라 하방으로 향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폴 애쉬워스 수석 북미 이코노미스트는 “12월 CPI가 예상보다 뜨거웠지만 연준이 3월에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를 꺾을 필요는 없다”며 “12월 근원 CPI 상승의 핵심 요인은 중고차 가격의 상승이었는데 다른 최신 지표는 이같은 오름세가 곧 뒤집힐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애쉬워스는 “주거비는 12월 CPI의 또 다른 상승 동력이었지만 마찬가지로 조금 더 최신 임대료 현황을 보면 곧 꺾일 것”이라며 “12월 CPI 결과로 3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바클레이즈의 푸자 스리람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는 이제 서비스 측면에서도 디스인플레이션을 목격하고 있다”며 “이는 연준이 계획하고 있는 연착륙이 달성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리람은 다만 인플레이션 완화와 강력한 임금 인상으로 구매력이 향상되면서 소비자 지출이 잘 유지되고 있다며 강한 소비는 경제에 대해 낙관적인 신호지만 한편으로는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까지) 개선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활동이 둔화하고 있지만 느리지 않고 고용시장의 성장세도 완만해지는 듯하나 여전히 상당히 빡빡하다”며 “우리는 이번 물가상승률 완화 흐름이 지난 몇 달간 본 것만큼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약간 신중하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기반 분석업체 토글AI의 주세페 세트 대표는 “이번 CPI 결과로 연준이 3월에 기준금리 인하를 망설일 것이라는 베팅이 늘어나고 있다”며 “‘고금리 장기화’를 지지하는 진영은 탄약을 추가로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는 “CPI가 예상보다 조금이지만 더 높게 나오면서 연준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해지고 있다고 말하기 힘들어졌다”며 “연준의 전체 역사를 보면 침체 때를 제외하곤 언제나 기준금리가 인플레이션을 큰 폭으로 상회하는 상태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12월 CPI로 연준의 (3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더 멀어졌다”며 “올해 기준금리 인하 자체를 안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프린시플자산운용의 시마 샤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12월 CPI 결과는 재앙은 아니다”라면서도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는 시점에 대해 시장은 기대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샤 수석은 “12월 CPI는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시장이 약간 과열됐었다는 점을 인지시켜 준다”며 “CPI 결과가 나쁜 수치는 아니지만 디스인플레이션 진행 속도가 여전히 느리고 물가상승률이 2%까지 직진하지는 않겠다는 점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그는 “확실히 주거비가 견고하게 오르는 한 연준은 기준금리를 당장 내려야겠다는 생각은 계속 미룰 것”이라며 “첫 금리인하 시점은 올해 중반 정도로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hj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