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임하람 특파원 = 작년 12월 미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월가의 예상을 웃돌며 인플레이션이 끈질기게 이어지고 있음을 드러냈다.
미국 노동부는 11일(현지시각)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보다 0.3%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월 수치(0.1% 상승)와 월스트리트저널(WSJ) 예상치(0.2% 상승)보다 높은 수준이다.
12월 CPI의 월간 상승률은 작년 9월 이후 약 석 달 만에 가장 컸다. 월간 CPI 상승률은 계절 조정이 된 수치다.
12월 CPI는 전년동기대비로는 3.4% 상승했다. 이 또한 전월치(3.1% 상승)와 WSJ 예상치 (3.2% 상승)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시장의 예상치와 비슷하거나 살짝 높았다.
12월 근원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3.9% 올랐다. WSJ의 예상치 3.8%를 상회한 셈이다. 다만, 직전월 상승률인 4.0%보다는 살짝 낮았다.
12월 근원 CPI는 전월대비로는 0.3% 상승했다. 이는 직전월 수치, WSJ 예상치와 같다.
노동부는 주거비가 물가 상승의 핵심적인 요인이었다고 설명했다. 12월 인플레이션의 절반가량은 주거비가 차지했다고 전했다.
12월 주거비는 전월보다 0.5% 올랐다. 주거비의 월간 상승 폭은 작년 9월 이후 가장 컸다. 12월 주거비는 전년동기대비로는 6.2% 상승했다.
12월 에너지 가격은 전월보다 0.4% 상승했다. 그간 하락세를 보였던 에너지 가격이 두 달 만에 반등한 것이다. 12월 에너지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2.0% 하락했다.
에너지 중 연료유 가격은 전월보다 5.5%, 전년동기대비 14.7% 하락했다. 휘발유 가격은 전월보다 0.2% 올랐고, 전년동기대비 1.9% 내렸다.
중고차와 트럭 가격은 전월보다 0.5 상승했고,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1.3% 하락했다. 신차 가격은 전월대비 0.3%, 전년동기대비 1.0% 올랐다.
이외에 의료 서비스 가격이 전월보다 0.7% 상승, 전년동기대비 0.5% 하락했다. 교통 서비스 가격은 전월대비 0.1%, 전년동기대비 9.7% 급등했다
12월 시간당 평균 실질 임금(계절 조정치)은 전월보다 0.2% 상승했다. 직전월 수치인 0.3% 상승에 살짝 못 미쳤다. 12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0.8% 올랐다.
12월 주간 평균 실질 임금(계절 조정치)은 전월보다 0.2% 하락했다. 직전월 수치인 0.5% 상승에서 하락 전환한 것이다. 전년동기대비로는 0.5%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수치가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인플레가 계속 끈질긴 모습을 이어간다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마 샤 프린시펄애셋자산운용의 글로벌 수석 전략가는 “이번 수치는 나쁘지는 않지만, 디스인플레이션 추세가 천천히 진행되고 있으며, 인플레 숫자가 2%까지 한 번에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라면서 “주거비 인플레가 끈질기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한, 연준은 즉각적인 금리 인하를 미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은 연준이 오는 3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65% 정도로 반영했다. 이는 CPI 발표 이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한편 CPI 발표에도 금융시장 영향은 제한됐다.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상승 출발했다. 10년물 채권 금리는 전일과 거의 비슷한 4.03%에 거래됐고, 달러화 지수도 강보합권인 102.4에서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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