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키움증권이 지난해 영풍제지 사태를 털어내기 위한 리스크 관리 작업에 한창이다.
영풍제지로 발생한 미수금을 지난 4분기 결산에서 일회성 비용으로 처리할 것으로 예상돼 수천억 원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지난 10월 이후 신용거래 불가 종목을 꾸준히 늘려오면서 지난 4분기 신용공여 잔고도 2021년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 4분기 1천800억원가량의 지배주주순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우선 영풍제지 미수금 관련 손실이 4천300억원 수준으로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키움증권은 지난 10월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 이후 반대매매 수량에 따른 미수금이 4천333억원이라 밝힌 바 있다.
또한 환매 중단된 젠투파트너스 운용펀드 중 500억원 가량이 일회성 비용으로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의 기타 영업손실은 5천169억원으로 추정됐다.
일회성 비용에 더해 리스크 관리 강화 기조에 신용공여 관련 사안을 보수적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는 점은 걸림돌이다. 이에 키움증권의 핵심 경상이익인 순수수료수익 또한 여파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사태 이후 신용거래 불가 종목을 급격히 늘려왔다. 이달에만 50개 종목이 위탁증거금 100% 징수 종목으로 추가됐다.
키움증권은 지난 상반기 신용거래 불가능 종목에 대해 매달 한 번 정도 공지해왔으나, 지난 10월 이후 매일 같이 관련 종목의 수를 늘려왔다.
키움증권이 리스크 관리 기준을 높이면서 신용공여 잔고도 5천억원 급감했다. 키움증권의 월간 정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신용공여 잔고는 3조6천억원이었으나, 4분기 들어 3조1천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신용공여 잔고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매수 자금을 빌리는 신용거래 융자와 매도할 주식을 빌리는 신용대주가 포함되며, 여기에 예금담보대출이 함께 집계된다.
키움증권이 2021년 월간 리포트를 발간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큰 잔고 감소 폭이다. 전체 시장 대비 신용융자 점유율도 지난달 말 기준 13.1%까지 떨어졌다. 키움증권의 신용융자 점유율이 13%까지 떨어진 것은 2022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 3분기와 비교해 4분기 순수수료 수익도 감소할 전망이다. 키움증권의 리스크 관리 강화 기조에 더해, 증시 업황도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 2차전지 위주의 약정대금이 큰 폭 증가했던 점은 기저효과로 작용했다. 4분기 증시 일평균거래대금은 전 분기 대비 감소했는데, 특히 개인투자자의 매매비중은 전 분기 대비 2.6%포인트 감소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개인매매비중 하락과 보수적인 신용공여 정책을 실행한 키움증권의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크게 하락했다”며 “일평균거래대금 감소의 영향과 신용공여 관리 강화로 브로커리지 관련 수익은 전분기 대비 15.5%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프로젝트펀드(PF) 관련 익스포저가 낮은 키움증권 특성상 관련 충당금 비용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돼, 지난 4분기 일회성 비용만 정리한다면 올해 연간 이익에서는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다만 올해 금리 인하 사이클에서 거래대금 호조에 따른 브로커리지 부문 수익 증가와 지난해 발생한 일회성 비용 요인이 제거되면서 순이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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