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문별로 회복 속도 차이…부동산 PF 등 잠재위험 철저히 관리”
“올해 상반기 고금리 영향 피크…1월 들어 카드 소비 지지부진”
(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기자 = 기획재정부가 석 달째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등이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부문별로 회복 속도에는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12일 발간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에서 “물가 상승세가 지속 둔화되는 가운데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 조짐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공식적인 경기 진단에서 '경기 회복 조짐'을 언급한 것은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째다.
더구나 지난달에는 “경기 회복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지만, 이번 달에는 “경기 회복 조짐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해 경기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더해졌다.
하지만 기재부는 “민간소비 둔화·건설투자 부진 우려 등 경제 부문별로 회복 속도에 다소 차이가 있는 모습”이라고 부연했다.
민간소비와 건설투자를 상대적으로 부진한 분야로 꼽으면서 우려감을 나타낸 것이다.
이승한 기재부 종합정책과장은 “소비 측면에선 작년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가 고금리 영향의 피크가 될 것”이라며 “민간소비 증가율이 경제 성장률보다 낮은 모습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비가 완전히 마이너스란 것은 아니지만 좋진 않다”며 “카드 소비가 작년 12월에 좋지 않았고 1월에도 지지부진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건설투자 부진과 관련해선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와 연계돼 요즘 건설 수주나 착공 계획이 되게 좋지 않다”고 했다.
대외적으로는 정보기술(IT) 업황 개선 기대와 글로벌 회복세 약화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정세 불안 지속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불안 소지를 불확실성 요인으로 지목했다.
최근 경제 지표는 부문별로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작년 11월 서비스업 생산이 전월 대비 0.1% 감소했으나 광공업 생산이 3.3% 늘면서 전산업 생산은 0.5%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반도체·자동차·선박 수출 확대로 전년 같은 달보다 5.1% 증가했다. 특히 일평균 수출액은 25억6천만달러로 14.5% 늘었다.
작년 11월 경상수지는 40억6천만달러 흑자였다. 12월 경상수지도 무역수지 흑자에 힘입어 흑자 흐름을 지속할 전망이다.
작년 12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28만5천명 늘어 전월(27만7천명)보다 증가 폭을 키웠다. 실업률은 3.3%로 0.3%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같은 달보다 3.2% 올라 전월(3.3%) 대비 상승 폭이 둔화했다.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에너지 제외 지수와 농산물·석유류 제외 지수는 각각 2.8%, 3.1% 올랐다.
반면, 작년 11월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전월보다 각각 2.6%, 4.1%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1.0% 증가했지만 여전히 회복 속도가 빠르지 않은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소매판매의 경우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과 할인점 매출액 감소 등이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작년 12월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1년 전보다 12.0% 감소했고, 할인점 매출액도 2.2% 줄었다. 카드 국내 승인액은 4.2% 늘었지만 전월(6.6%)보다 증가 폭이 축소됐다.
다만, 소비자심리지수가 99.5로 전월보다 2.3p 상승한 점은 지난해 12월 소매판매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재부는 “확고한 물가 안정 기반 하에 민생경제 회복에 최우선 역점을 두겠다”며 “부동산 PF 등 잠재 위험의 철저한 관리와 함께 우리 경제의 역동성 제고를 위한 정책 노력도 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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