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주요 금융지주들이 발행한 회사채가 올해 대거 만기를 맞이하면서 지주들은 조달 비용을 관리해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과거 회사채 발행 시기 대비 금리가 높아진 상황에서 발행 물량을 조절하고 내부 자금을 사용하는 등 비용을 절감한다는 방침이다.
12일 연합인포맥스 채권 일자별 만기종목(화면번호 4207)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는 올해 5조8천550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맞는다.
작년 5대 지주의 회사채 만기 규모인 4조7천200억원과 비교하면 1조원 이상의 부채를 더 상환해야 한다.
올해 신한금융지주의 회사채 만기가 1조7천7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농협금융지주는 1조5천100억원, KB금융지주는 1조750억원, 하나금융지주는 1조3천500억원, 우리금융지주는 1천500억원의 회사채 만기가 예정됐다.
최근 시장금리가 소폭 하락하긴 했으나, 금리 상황은 과거와 비교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연합인포맥스 시가평가 매트릭스(화면번호 4743)에 따르면 전일 ‘AAA’급 회사채 금리는 1년물 3.739%부터 5년물 3.808%까지 3%대 후반에 형성되고 있다.
다만 올해 만기를 맞는 금융지주 회사채는 2022년 3~4분기 채권시장 경색 이후 발행했던 7천200억원을 제외하면 대부분 1%~2%대 수준의 금리로 발행했던 물량이다.
오는 13일 만기를 맞는 농협금융의 회사채 500억원의 금리가 2.273%, 15일 만기 도래하는 하나금융의 회사채 1천900억원 금리가 1.196%임을 고려하면 차환성으로 회사채를 발행할 경우 조달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에 금융지주들도 올해 발행 물량을 조절하는 등 조달 비용을 최대한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 가능성이 대두되는 등 금리 하락 전망이 강해지면서 지주들도 낮은 비용으로 발행할 수 있는 시기를 가늠해본다는 것이다.
고금리 상황 속 지난해까지 금융지주의 실적도 호조를 보였던 만큼 내부 자금을 활용해 최대한 회사채를 상환한다는 방침이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재작년부터 금리가 상승하는 추세였다 보니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자금을 여유롭게 확보해왔다”며 “만기 물량의 일부는 차환하겠지만 일부는 여유 자금으로 상환하면서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순상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지주 관계자는 “금융시장 상황 자체가 불안정한 만큼 여유 있는 유동성을 가져간다는 계획”이라면서도 “다만 그 안에서 조달 비용을 절감해야 하는데, 시장 금리에 따라 발행과 상환을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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