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윤영숙 특파원 =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상승으로 인해 지난해 역대 최대의 손실을 기록했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2023년 영업 손실액이 1천143억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손실은 연준이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한 데 따른 것이다. 단기 금리가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경우 중앙은행의 영업 손실액은 더 커질 수 있다.
중앙은행의 손실은 재정적자를 가중해 재무부의 채권 발행 규모를 늘릴 수 있으며, 정치적 공격 대상이 될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그러한 징후는 없다고 저널은 전했다.
연준은 금리가 낮을 때 사들인 증권에서 벌어들인 수익보다 이자가 있는 예금과 증권으로 인해 더 많은 돈을 금융기관에 지급해야 했다. 이는 연준이 지난해 단기 금리를 20년 만에 가장 높은 5%를 웃도는 수준까지 인상했기 때문이다.
연준의 대규모 손실은 연준의 운영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재무부로부터 자금 투입을 요청할 필요도 없다.
연방 기관과 달리 연준은 영업손실을 충당하기 위해 의회로부터 예산을 받아 메우는 것이 아니라 '이연자산'이라고 불리는 차용증(IOU)을 만들어 이익이 났을 때 갚는 구조로 운영된다.
연준은 거의 항상 이익을 내왔으며, 법에 따라 운영비를 제외하고 이익을 재무부에 보내왔다. 2022년 첫 9개월간 연준은 재무부에 760억달러의 수익을 이전했다. 그리고 그해 9월에 영업 적자로 돌아서면서 그해 이연 자산은 166억달러로 늘어났다.
WSJ에 따르면 2022년까지 연준은 109년 역사에서 영업손실로 인해 상당 기간 재무부로 송금을 중단한 경우는 없었다.
연준의 이연자산은 지난해 1천164억달러 늘어나 누적액은 총 1천330억달러에 달한다.
연준이 더 이상 손실을 내지 않을 경우 연준은 우선 이연 자산을 먼저 갚은 후 남은 돈을 재무부로 송금하게 된다.
연준이 언제 흑자로 돌아설지는 앞으로 연준이 얼마나 오랫동안 금리를 지금보다 낮춰갈지에 달렸다.
연준의 역할은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이지, 수익에 있지는 않기 때문에 해당 손실이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
연준 손실의 대부분은 팬데믹 기간에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사들인 국채와 주택담보증권(MBS)에 따른 것이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으로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해당 증권의 가치가 하락했고, 이를 만기까지 보유해야 한다는 점에서 가치 하락에 따른 손실은 없지만,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손실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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