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이번 주(15~19일) 달러-원 환율은 지정학적 이슈에 주목하며 등락할 전망이다.
미국이 홍해를 위협해온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추가 공격을 단행하면서 가자지구 전쟁의 파장이 중동 전역으로 번지고 있는 데다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독립 성향의 후보가 당선되면서 미·중 관계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중동지역 분쟁이 격화하면 유가가 더 오를 수 있고,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할 우려가 있다. 이는 원화에는 모두 부정적 재료들이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하는 것 역시 원화에 긍정적으로 보기는 어렵다.
◇ 삼성 블록딜·후티 공습 소화…방향성 탐색 기간
지난주 달러-원은 1,313.50원에 마감했다. 전주 대비 1.90원 하락했다.
고점은 1,321.80원이었고, 저점은 1,308.80원으로 변동폭은 13원이었다.
연초부터 지난해 말 과도했던 달러 약세분을 되돌렸고, 지난주에는 특별한 방향성을 찾기 어려운 장세였다.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예상보다 높게 나온 물가에도 올해 3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대신 시장은 개별 이슈에 주목했다.
삼성 블록딜에 따른 원화 환전 수요에 지난 11일에 환율은 하루에 7원 이상 밀렸다. 삼성 오너 일가가 삼성전자를 포함한 계열사 주식 2조7천40억원어치에 대한 수요 예측을 진행했고, 이에 해외 투자기관이 참여하면서 원화 수요가 나타났다.
다음 날인 12일에는 미국과 영국이 친이란 예멘 반군 후티의 근거지에 폭격을 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달러-원은 한때 상승 압력을 받았다.
◇ 지정학적 불안 고조…1,320원 뚫릴 가능성도
지난 주말에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시장 예상보다 둔화하면서 미국의 3월 금리 인하론이 다시 탄력을 받았다.
12월 PPI는 계절조정 기준 전달보다 0.1% 하락해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0.1% 상승을 예상했다.
이런 소식에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국채 금리는 12.20bp 급락한 4.1359%를 나타냈고, 10년물 금리는 2.78bp 내린 3.9437%를 기록하며 4%를 하회했다.
다만 PPI 둔화에도 달러 인덱스는 소폭 올랐다.
3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흔들릴 가능성이 낮아짐에 따라 이번 주 달러화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는 지정학적 불안을 반영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
중동을 둘러싼 상황은 주말 사이 더 악화했다.
미국은 후티 반군 근거지에 대규모 폭격을 가한지 하루 만에 추가 공격을 단행했다. 앞서 영국과 함께 폭격에 나섰으나 이번에는 미국의 단독 작전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영국의 공습 이후 예멘 남부 아덴만에서 한 상선을 향해 대함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후티 반군은 위협하는 상황이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번 미국의 예멘공격으로 인해 수에즈 운하에 우회하는 선박 수가 늘어나면 물류 부담이 증가할 전망”이라면서 “중동지역 분쟁 격화는 유가 오버슈팅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13일 열린 대만 총통 선거 결과의 여파에도 관심이 쏠린다.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양안 관계는 물론 미중 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간 대만 선거를 앞두고 중국의 개입을 경고해 온 미국은 이번 선거 결과와 관련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국 당국은 라이칭더 후보 당선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천빈화 대변인은 라이 후보의 당선이 확정된 지 두 시간 만에 낸 논평을 통해 “대만의 두 선거(대선과 총선) 결과는 민진당이 섬(대만) 안의 주류 민의를 대표하지 못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대만은 ‘중국의 대만'”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중국이 대만에 대한 경제적 압박 수위를 얼마나 높일지가 주목된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대만 총통 선거 결과에 따라 중국이 과격한 반응을 내면 위험 회피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1,320원이 장벽으로 느껴지고 있지만 한국 주식시장 분위기나 최근에 원화가 상대적으로 약세 압력이 앞서는 것 같은데 이 흐름이 더 이어지면 1,320원 위쪽으로 오를 가능성도 열려 있지 않나”라고 분석했다.
달러-원 환율은 최근 1,280~1,320원 박스권 인식이 여전히 유효한 상황이다. 박스권의 상단이 뚫려 달러화가 추가적인 강세를 보일지 이번 주 시장의 흐름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1,320원이 상단으로 인식되면서 해당 레벨에 가까워지면 수출업체 네고 물량이 출회됐었다.
◇ 이번주 주목할 대내외 이벤트는
미국 금융시장은 15일 ‘마틴 루서 킹의 날’의 날을 맞아 휴장할 예정이다.
이날은 미국 대통령 선거의 공화당 후보를 선출하는 경선이 아이오와에서 시작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보다 얼마나 앞설지가 관건이다.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트럼프 대세론이 조기에 형성될지 여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 ‘강달러’를 선호하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외환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은 없겠지만 트럼프 당선시 세계경제에 미칠 파장도 가늠해봐야할 가능성도 있다.
16일에는 독일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17일에는 중국의 경제지표가 줄줄이 나온다. 12월 산업생산과 고정자산투자, 소매판매, 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나올 예정이다.
19일에는 일본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미국의 1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가 공개된다.
같은 날 미 연방정부 임시예산안 만료를 앞두고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지도부는 오는 3월까지 임시예산안을 추가로 연장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오는 16일 비상경제장관회의와 국무회의에 참석한다.
한국은행은 16일 2023년 12월 수출입물가지수(잠정)와 금통위 의사록(비통방)을 공개한다. 17일에는 2023년 11월 통화 및 유동성과 2023년 12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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