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 확정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물량을 받는 부실채권(NPL)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NPL 투자사는 개별 PF의 사업성을 최우선 순위로 둬 옥석 가리기를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회복에 따라 NPL 투자사가 큰 차익을 누릴 수 있다는 기대도 함께 생겨나고 있다.
12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 5일 발행한 건설동향브리핑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부동산PF 대출잔액 130조원가량 중 최대 부실 규모가 70조원에 이를 수 있다.
지난해 상반기 중 증권사 등 제2금융권에서 취급한 PF의 만기연장비율은 브릿지론 70%, 본PF 50%다.
한국건설연구원은 만기연장 사업장은 이미 대부분 수익성이 상실된 것으로 판단했다.
부동산 시장 회복이 지연되면 부실 발생 규모가 예상보다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이는 NPL 시장의 확대로 이어진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보증채무 사업장과 무보증 PF 사업장 등 선·중순위 위주의 NPL 매입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업계에서는 부동산 PF의 사업성에 따라 자금 회수는 무리 없을 것이라는 판단과 반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사업장별 구조와 시공사의 신용제공 여부 등이 리스크 판단에 주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태영건설 시공 건 PF는 기한이익상실(EOD) 발생으로 직접 인수로 전환했다”며 “사업성이 우수해 자금 회수는 무리 없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재 중후순위 PF 물량은 사업장마다 다르지만, 사실상 평가 가치가 ‘0원’에 수렴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PF 업계 관계자는 “요즘 시장에서 PF 중·후순위의 청산가치는 사실상 ‘0’에 가까울 수 있다”며 “준공이 안 된 후순위 물량은 공사비 문제 등으로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가운데 유암코(연합자산관리)는 IBK금융그룹과 1천5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 곧 설립 등기가 마무리된다.
투자 대상은 선순위 PF로 한정 짓지 않고, 청산가치 분석에 따라 사업장별 선별 작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유암코 관계자는 “사업성을 바탕으로 선순위만 특정해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며 “유동성 위기를 겪는 사업장을 선별해 사업장별 검토로 질서 있는 퇴장 유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라인드 펀드에 태영건설 관련 사업장을 배제하지는 않을 예정이다. 사업성에 따른 판단이 주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태영건설 워크아웃 채권단과 관련한 PF 물량에 대한 매입 매각은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상 곧바로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PF 업계 관계자는 “태영건설과 관련된 PF 사업장에 후순위여도 태영의 신용제공이 없다면 사실상 상관이 없다”며 “신용공여가 된 사업장은 채권단의 의결권을 사는 것과 마찬가지이고,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상 제삼자의 NPL 매입이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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