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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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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보號 출범] 손병두 이사장 3년 임기 마침표…’부드러운 카리스마’

망가짐 두려워 않는 손 이사장의 솔선수범…친근한 거래소 만들었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출처 :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지난 2020년 이후 3년여간 한국거래소의 수장 자리를 지켰던 손병두 이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난다.

손 이사장의 임기를 지켜 본 금융투자업계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라는 이미지로 그를 기억한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취임 직후 세워 둔 사업 방향을 차분히 진행해왔고, 사건·사고가 잦았던 증시 상황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고 공정한 시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 이사 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는 정은보 전 금감원장을 신임 이사장으로 단수 추천했다.

손 이사장은 지난해 말 임기가 끝났지만 차기 이사장 선임 과정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올해 증시 개장까지 지켜보게 됐다. 손 이사장은 개장식에서도 공정과 글로벌을 강조했다.

손 이사장은 “투자자 신뢰를 두텁게 쌓을 수 있도록 지능화되는 불공정거래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불법 공매도 모니터링 강화를 비롯해 공정한 거래환경을 위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또한 투자제약 요인들을 잘 정비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고도 약속했다.

손 이사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한 국내 증시 선진화 관련 제도도 호평받았다.

손병두 이사장은 취임 당시 미래성장동력 육성, 공정한 자본시장 조성, 시장 선진화 및 글로벌화 추진에 방점을 두겠다고 설명한 바 있다.

손 이사장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전면에 내걸고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한 물적분할 기업의 상장 관행 개선, 유니콘 기업의 국내 상장 유치에 힘썼다.

이 밖에도 초장기 주가 조작 세력 감시를 위한 체계를 고도화했으며, 해외 기관과의 업무협약을 활발히 진행해 한국거래소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힘썼다.

또한 국내 증시의 안정적인 거래 환경을 위해 수년간 준비해온 차세대 청산결제 시스템을 성공리에 도입했다. 한국거래소의 미래 먹거리인 토큰 증권 사업도 금융위원회의 샌드박스 사업 지정을 마치고, 시장 개장을 위한 마지막 담금질에 한창이다.

큰 관심을 받는 공매도 제도 개선과 관련해서도 불법 공매도를 막기 위한 감시망을 촘촘히 작동하고 있으며, 개인투자자의 의견을 듣기 위해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전반적인 변화가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손 이사장은 그간의 공적뿐 아니라 인간적인 면모도 많은 사람의 응원을 받아왔다.

다소 보수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는 자리임에도, 손 이사장은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거래소 내 직원들이 손 이사장의 떠나는 모습을 아쉬운 마음으로 지켜보는 이유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그간 이사장님이 직원들과의 소통을 중시했고, 직원들을 위해 여러 방면으로 움직여왔다”며 “사실 그간 이사장님의 활약을 지켜본 직원들은 내심 연임을 기대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지금은 이렇듯 직원들의 따듯한 관심과 응원을 받는 손병두 이사장이지만, 지난 2020년 말 이사장 후보자로 내정됐을 당시만 하더라도 거래소 내 ‘민심’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았다.

손병두 이사장이 지난 2020년 말 인사를 앞두고 단독 후보에 올랐던 당시, 내부에서는 ‘관피아 인사’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이사장 교체 이후 진행된 임원 인선에서도 잡음이 이어졌다.

그러나 취임 이후 보여준 손병두 이사장의 행보에 분위기는 반전됐다. 손병두 이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내부 분위기를 다독이고 직원들의 사기를 증진하기 위해 ‘소통’을 경영의 핵심 가치로 삼아왔다.

젊은 직원의 조직에 대한 평가를 듣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녹인 업무 방향이 현실화할 수 있도록 익명 소통 플랫폼을 만들었으며 스마트 워크 시스템을 정착시켰다.

CEO 소통 우편함을 통해서 내부 직원이 언제든 이사장에 직접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창구도 마련했다.

손 이사장은 한국거래소 내부의 보수적이고 경직적인 문화를 교체하는 데 주력했다. 딱딱하고 형식적인 일 처리 방식을 탈피하기 위해 보고 형식에 변화를 줬다.

손 이사장이 개최했던 CEO 소통 콘서트를 계기로 8년 만에 성사된 체육대회에서 보여준 손병두 이사장과 직원들의 ‘케미’는 기존의 한국거래소에서는 기대할 수 없던 모습이었다. 손병두 이사장은 체육대회에서 직접 축하 가수로 등장해 열창했으며, 직원들은 환호를 보냈다.

금융당국과 밀접한 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어 다소 딱딱해 보였던 한국거래소의 이미지 또한 손 이사장의 활약으로 바뀌었다.

한국거래소를 소개하고 부서별 업무를 알리기 위해 유명 유튜버를 섭외해 한국거래소의 유튜브 채널 콘텐츠를 만들었다.

손 이사장은 직접 400만명의 구독자를 가진 유튜브 프로그램 ‘워크맨’에 출연해 편안한 대화를 이끌며 거래소의 반전 매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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