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지속·안정 달성 확실하면 완화책 중단 고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BOJ) 총재의 방향성은 분명했다. 당장 언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하겠다고 못 박지 않았지만, 긴축으로 가는 과정이라는 점을 확인시켰다. 시장참가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매파적(호키시)으로 받아들이며 엔화 가치와 금리를 높였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23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 기자회견에서 “2%라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목표에 대한 달성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 경제는 점차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라며 “임금 인상과 관련해 대기업으로부터 긍정적인 언급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작년보다 임금 인상을 결정한 기업이 많다고도 덧붙였다.
BOJ는 물가상승률이 2% 부근에서 안정적으로 지속하려면 임금 인상과 소비, 물가의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매번 강조한다. 이날도 이러한 판단은 유효했다. 확실한 데이터를 얻기 위해 오는 3월에 집중된 '춘투' 임금 협상을 예의주시한다는 자세다.
그는 오는 3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정책을 변경할 가능성에 대해 “당시 데이터에 따라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답변했다. 다만, 추가 질문이 이어지자 “3월 회의보다 4월에 더 많은 데이터 얻을 수 있다”며 '깜짝' 변경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인플레 목표를 지속 가능하며 안정적으로 달성했다는 확신이 들면 다음 단계는 완화책 중단이다. 마이너스(-) 금리가 해제가 다음 단계라는 뜻이다. 현재로서 인플레 목표에 얼마나 도달했는지 정량적인 수준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갔지만, 임금 인상이 동반된다면 춘투 이후 완만한 소비 증가세가 계속될 것으로 봤다.
BOJ의 장기적 플랜은 추가 긴축이라는 점을 확실히 했다.
우에다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가 해제되면 이후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한다”며 “물가상승률 대비 임금인상률이 낮아 실질임금이 마이너스가 되고 있지만, 가까운 장래에 플러스 전환이 전망된다면 정책 정상화를 방해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때가 되면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조치도 재검토할 생각을 부연했다.
다만, 시장이 향후 긴축을 무리하게 반영하지 않도록 달래는 발언도 했다. 기자회견 초기 시장 변동성이 커지다가 이후 횡보한 이유다.
우에다 총재는 “마이너스 금리가 종료되더라도 금융 여건은 매우 완화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며 “ETF 보유 자산도 매도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닛케이225 지수의 상승은 일본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반영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노토반도 지진에 영향에 대해서는 살펴보는 중이라고 했다.
우에다 총재의 기자회견은 전반적으로 매파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긴축에 대한 방향성을 보여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엔화 가치와 일본 국채 금리는 함께 반등했다.
달러-엔 환율은 우리나라 시간으로 오후 3시 57분에 146.980엔의 저점까지 낮아졌다. 반면, 같은 시각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는 0.6685%의 장중 고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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