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장순환 기자 = 비트코인이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미국 상장 승인 이후 시장의 기대와 달리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비트코인이 현물 ETF를 승인에 대한 기대감에 급등했던 만큼 차익 실현에 대한 물량도 나오고 있지만 그레이스케일(Grayscale)의 현물 비트코인 ETF(GBTC)이 비트코인 가격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24일 연합인포맥스 종목 현재가(화면번호 7219)에 따르면 그레이스케일의 현물 비트코인 ETF(GBTC)는 지난 11일 상장 이후 8 거래일 동안 약 36억8천400만달러의 매도가 발생했다.
GBTC와 함께 상장된 다른 10개의 ETF는 자금이 지속해서 유입되고 있지만 GBTC는 큰 규모의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
지난 10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성명에서 그레이스케일, 비트와이즈, 해시덱스, 아이셰어즈 트러스트, 아크 21쉐어즈 ETF, 인베스코 갤럭시 ETF, 반에크 ETF, 위즈덤트리 ETF, 피델리티 ETF, 프랭클린템플턴 ETF, 발케리 ETF 11개의 상장을 승인했다.
이번에 신규 상장된 다른 ETF와 달리 그레이스케일은 그동안 기관 투자자들을 대신해 비트코인을 매입하던 신탁 상품을 판매해오다 이번에 현물 ETF로 전환했다.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펀드는 ETF로 전환 상장하기 직전 기준으로 총자산 규모가 290억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펀드로 성장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의 사장을 승인한 것도 그레이스케일이 제기한 재판에서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이 비트코인 ETF의 상장 여부를 재심사하라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트코인 현물 ETF의 상장이 후 GBTC의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GBTC는 ETF 전환 이전에는 신탁형 상품인 만큼 비트코인에 비해 할인돼 거래됐는데, 현물 EFT의 전환을 통해 할인율이 거의 사라졌다.
또한, 과거 매수한 비트코인의 가격이 현재보다 현저히 낮은 만큼 대량의 차익실현 물량이 대거 쏟아져 나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GBTC에서 자금 유출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는 비트코인 가격 약세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GBTC를 제외한 ETF의 순유입금의합과 AUM(운용자산) 총합이 크게 차이 나지 않기에 다른 ETF로 이동한 경우보다 GBTC 할인율을 보고 유입된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기관 투자자들이 6개월 락업으로 팔지 못했던 ETF 전환 전 GBTC 보유물량의 차익 실현도 GBTC 매도에 영향을 주고 있다.
그레이스케일이 기존에 판매하던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투자신탁’은 기관투자가 및 적격투자가를 대상으로 비트코인 가격과 연동한 상품으로 6개월의 락업 기간을 거친 후에야 상품을 매도할 수 있었다.
하지만 ETF로 전환 상장된 후 락업에서 자유로워졌다.
코인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파산한 가상화폐 거래소 FTX도 그레이스케일을 통해 보유하고 있던 비트코인 10억 달러어치를 매도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GBTC가 다른 ETF보다 수수료가 비싼 만큼 더 적은 수수료를 내기 위해 투자자들의 손바뀜이 일어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GBTC 수수료는 1.5%로 유지되고 있고 이는 경쟁사 운용사상품(0.2%~0.3%)에 비해 5~6배 높은 수준이다.
또한 최근에는 시장 선점을 위해 수수료 0% 정책을 펼치는 운용사도 나타나고 있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에도 시장 영향 제한적인 가운데 운용 상품 간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단기적인 조정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점진적 규제 확립 등으로 시장 참여자 확대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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