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최근 삼성 계열사 지분 매각으로 약 7천15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매각 자금 일부를 기존 주식담보대출 상환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다트에 따르면 이부진 사장은 1월 15일과 16일, 양일에 걸쳐 현대차증권과 하나증권, 교보증권에서 총 2천900억원의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기존 대출에 대한 계약 조건 변경 및 연장 건이다.
눈여겨볼 점은 삼성전자 주담대 금액 규모다. 이번 대출 계약에서 이부진 사장의 대출 금액은 총 1천300억원이 줄었다. 규모를 줄인 대출은 하나증권에서 일으킨 2천억원 상당으로, 가장 높은 금리(5.5%)를 적용받고 있었다. 신용등급 만점에, 부채가 전혀 없는 일반 개인도 시중 은행에서 빌릴 수 있는 금리와 유사하다.
이번 대출 상환으로 이부진 사장은 약 72억원에 이르는 이자 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됐다. 조단위 상속세에 비하면 작아 보이나, 이부진 사장이 2022년 수령한 배당금 실수령액(약 780억원)의 10%에 이르는 수준이다. 여기에 종합소득세 등을 과세하면 실수령은 여기서 최대 40%가 줄어든다.
나머지 계약들도 10bp씩 금리가 낮아진 5.4%로 재계약을 맺었다. 이는 최근 금리 하락 기조에 따라 가산 금리도 내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이부진 사장을 비롯해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수탁 기관인 하나은행을 통해 삼성전자 주식을 주당 7만2천16원에 총 2조1천689억원어치 블록딜로 전량 매각했다. 매각 물량은 홍 전 관장이 1천932만4천106주로 가장 많았다.
이부진 사장은 삼성전자 주식 240만1천223주를 비롯해 삼성SDS,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의 주식도 일부 매각해 총 7천15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그간 삼성 총수 일가는 연부연납 방식으로 총 5년에 걸쳐 12조원의 상속세를 납부해왔다. 2022년 이후 올해가 3년 차로, 기납부 세액만 6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총수 일가 한명이 내야 하는 상속세 규모만 연간 4천~5천억원으로, 이부진 사장은 블록딜을 비롯해 주담대를 활용해 총 1조3천억원가량의 세금을 낸 것으로 추산된다.
kl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