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가는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현금 유동성을 차곡차곡 쌓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투자를 차질 없이 수행하는 가운데 재무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차입금 축소 기조를 이어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의 작년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19조1천670원으로 2022년 말보다 8.1% 줄었다.
내부 유동성이 소폭 감소했지만, 현대차는 올해 양산 차종 수 증가, 미국 조지아 신공장 건설 본격화 및 지속적인 미래 기술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R&D) 투자 4조9천억원 ▲설비투자(CAPEX) 5조6천억원 ▲전략투자 1조9천억원 등 총 12조4천억원을 투자한다.
기아의 작년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단기매도가능금융자산 등의 규모는 20조5천33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조1천350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차입금 규모는 3조8천억원으로 절반가량 감소했다. 이에 순현금은 16조7천330억원으로 4조8천80억원 늘었고 부채비율은 73.2%로 14.2%포인트(p) 하락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는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를 모두 현금 상환한 바 있다.
올해도 현대차는 내달 9일 1천500억원, 기아는 오는 2월과 3월에 1천600억원과 1천억원의 만기도래 물량을 가지고 있지만, 현금으로 상환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15조1천269억원과 11조6천79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54%, 61% 급증한 수치다.
두 회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27조원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14년 연속 상장사 영업익 1위였던 삼성전자를 제치고 각각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기아의 호실적에는 북미·유럽 등의 판매 증가와 고수익 차량 중심에 따른 가격 상승이 영향을 미쳤다.
예컨대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421만6천898대를 판매한 현대차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비중은 53.9%에 달했으며 제네시스를 포함할 경우 57.1%로 상승했다.
친환경차의 경우 지난해 69만5천대를 팔아 전년 동기보다 24.7% 늘렸다. 하이브리드차량(HEV) 비중이 전체 판매대수 가운데 8.9%, 전기차(EV)가 6.4%를 차지하며 전년 동기보다 2.7%p, 1.1%p 상승했다.
지난해 기아의 HEV도 전년 대비 20.8% 증가한 30만6천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는 15.5% 늘어난 8만8천대 판매됐다. EV도 15.3% 증가한 18만2천대 팔려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19.1%로 상승했다.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의 작년 총 판매대수는 730만2천451대로 2022년에 이어 글로벌 3위 자리를 지켰다.
이러한 실적 호조와 재무 안전성을 바탕으로 신용등급 'AA+'인 현대차가 최고등급 'AAA'로 5년 만에 복귀할 수 있는 청신호가 켜졌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작년 12월 현대차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현대차는 지난 2019년 말 글로벌 수요 부진에 따라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는 이유로 신용등급이 'AA+'로 한단계 강등된 바 있다.
또한,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현대차와 기아의 수익성 개선을 이유로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신용등급은 'BBB+'를 유지했다.
현대차·기아의 경우 미국 내 신규공장 건설과 기술 관련 투자로 설비투자(CAPEX) 규모가 늘어나겠지만, 내년까지 연간 15조원 안팎의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할 것으로 S&P는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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