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진정호 특파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비둘기파적으로 기조를 전환하겠다고 공언하면서 투자적격 기업들이 앞다퉈 회사채를 찍고 있지만 투기등급 기업들은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고 미국 마켓워치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켓워치가 인용한 인포마 글로벌 마켓츠에 따르면 이번 달에만 투자적격등급 회사채가 1천741억달러 규모로 발행됐다. 이는 기존 1월 최고치였던 2017년의 1천741억달러를 넘어서는 속도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글로벌의 올렉 멜렌티예프 크레딧 전략가는 “연준의 ‘하드 피벗’으로 통화긴축의 최악의 국면은 지나갔다는 낙관론이 퍼졌다”고 말했다.
다만 멜렌티예프는 정크본드 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의존하는 기업 중 하위 30%는 최근 거래량이 상위 70%의 4분의 1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그들은 접근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기업들을 ‘소외된 발행사들’이라며 이들은 대출과 채권을 포함해 약 5천억달러의 하이일드 부채를 떠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멜렌티예프는 “이 기업 중에선 발행시장에 접근할 수 있더라도 평균 쿠폰금리가 11%를 넘거나 투자적격등급 회사채에 300bp는 더 얹어줘야 하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회사채 시장의 전반적인 흐름을 보면 투기등급 기업들의 소외감은 더 커진다.
연준의 자료에 따르면 투자등급 시장을 추종하는 ICE BofA 기업 지수의 스프레드(금리 격차)는 이번 주 100bp 아래로 떨어졌다. 2022년 1월 이후 처음이다.
스프레드는 채무불이행 위험을 상쇄할 수 있도록 벤치마크인 국채금리보다 위험도가 더 높은 채권에 투자할 때 투자자가 얻는 보상이다. 스프레드가 좁혀졌다는 것은 그만큼 회사채 전반의 안전도와 가격이 올라갔다는 뜻이 된다.
멜렌티예프는 “우리는 5천억달러의 고위험 부채를 안고 있는 모든 기업이 구조조정 위험에 처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실제로는 그 중 극히 일부가 위험에 처했을 것이고 이를 빠르게 조정하려면 연준이 다시 ‘제로’ 수준으로 금리를 내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jhj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