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이번 주(1월 29일~2월 2일) 달러-원 환율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에 따라 방향을 잡을 전망이다.
급등세가 진정되고 박스권에 진입한 달러-원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에 따라 출렁일 수 있다.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파월의 매파 발언으로 3월 인하 기대가 사라진다면 달러-원은 1,360원까지 상단을 열어둬야한다고 예상했다.
다만 파월이 비둘기파적 발언을 내놓고 1월 미국 고용지표마저 부진한다면 1,320원까지 하락도 가능하다.
◇상단 고점 확인…중국 경기 부양도 시작
지난주 달러-원 환율은 전주 대비 2.70원 내린 1,336.30원에 마감했다. 매섭던 상승세는 진정됐고 1,330원대 좁은 레인지에서 움직였다. 저점은 1,329.60원이었고 고점은 1,341.00원으로 변동 폭이 10원 정도에 그쳤다.
지난주 미국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어도 달러-원 상단은 막혔다.
외환당국이 구두 개입성 발언 등으로 고점 인식을 형성하자 수출기업이 1,340원 부근에서 네고 물량을 적극적으로 내놓았다. 네고가 소진될 때마다 외환당국도 미세 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을 지속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이 부양책을 실시한 점도 원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중국은 내달 5일부터 지급준비율 50bp 내리기로 했다.
국영기업 핵심성과지표(KPI)에 시가총액을 넣을 수 있다고 발표하는 등 경기와 증시 부양에 힘쓰는 모습이다.
2조 위안 규모의 증시 안정 펀드 검토 소식도 전해지면서 투자 심리도 다소 개선되고 있다.
중국이 경기 부양을 개시한만큼 대출우대금리(LPR) 인하 등 추가 부양책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중국이 부양책을 발표했지만 아직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라면서도 “통화정책 완화 여력이 있다. LPR 인하 등 추가 부양책도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양책으로 중국 경기와 증시가 바닥은 지났다는 인식이 커지면 달러-원 상단 저항도 강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FOMC 파월의 입…비둘기냐 매냐
이번주 ‘빅 이벤트’는 미국 FOMC다. 금리 인하 시점에 관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주목받는다.
파월 의장은 지난 FOMC에서 시장 예상을 깬 비둘기파적 발언을 내놓았다.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증폭됐고 금융시장 랠리를 촉발했다.
이후 연준 위원들이 3월 인하 기대가 이르다고 언급하면서 기대감이 상당히 조정됐으나 3월 인하 기대는 여전히 50%에 달한다.
파월 의장이 3월 인하 가능성을 일축한다면 달러-원이 상방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은행의 한 외환 딜러는 “1,340원이 박스권 상단으로 자리잡았고 해당 레벨이 뚫리면 다음은 1,360원으로 본다”라며 “50%인 3월 연준 인하 기대가 0%로 수렴하면 달러-원은 위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인하 기대를 후퇴시키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2월 FOMC에서 예상을 뒤엎고 비둘기파적 기조를 내비친만큼 이달도 그럴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달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예상치를 밑도는 등 물가상승세는 뚜렷하게 안정되고 있다.
최근 3개월 근원 PCE 가격지수를 연율로 환산하면 1.52%에 불과하다. 6개월 치를 환산하면 1.86%에 그친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은 미국의 경제 호조가 인플레이션 문제를 부추길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공개적으로 발언하기도 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그간 연준 위원들이 매파적 발언을 내놨다. 파월은 비둘기파적 발언을 내놓으며 균형을 맞출 수 있다”라며 “미국의 강한 경제가 우려스럽지만 FOMC 전후로는 달러-원을 아래로 볼 수 있는 여건”이라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파월 의장이 매파적 발언을 내놓더라도 금리를 인상하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달러-원이 큰 상승 흐름을 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성 매파로 유명한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최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연준이 빠르면 3월에 금리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달 FOMC에서 3월 인하 불씨를 살려둘 수 있다는 기대감이 지속되는 이유다.
이 경우 달러-원은 박스권 등락을 지속되며 금요일에 나오는 고용 지표를 대기할 수 있다.
물가가 안정되는 국면에서 고용 시장이 부진하면 금융시장은 또 한 번 인하 기대치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외 경제 이벤트는…빅테크 실적도 주목
이번 주 국내에서는 30일에 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의사록이 발표된다. 1일에는 이달 무역지표가 나온다. 이달 20일까지 무역수지는 26억 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미국에서는 29일 1월 댈러스 연준 제조업 지수가 나오고 31일에는 ADP 이달 전미 고용보고서가 나온다.
2월 1일에는 FOMC 기준금리 결정이 공개되고 2일에는 이달 고용 지표가 공개된다.
유럽에서는 30일에 4분기 GDP 속보치가 공개되고 1월 CPI가 2월 1일에 나온다.
중국에서는 31일에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된다.
글로벌 경제 지표 외에 미국의 빅테크 4분기 실적도 주목해야 한다.
실적과 예상 전망치에 따라 증시가 출렁이고 원화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알파벳(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30일에, 아마존과 메타, 애플은 1일에 실적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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