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물가안정기로의 전환 사례 분석 및 시사점’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점차 인플레이션 지표가 낮아지는 모습이지만 물가안정기 진입을 위한 마지막 단계(last mile) 리스크가 잔존해 있어 다양한 관점에서 확인해야 한다는 한국은행 보고서가 나왔다.
특히 경제주체들의 물가에 대한 관심을 낮추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이 2.0% 이하여야 한다는 추정도 제시됐다.
29일 정성엽 한은 통화정책국 차장 등은 ‘물가안정기로의 전환 사례 분석 및 시사점’을 주제로 한 ‘BOK 이슈노트’를 발간하고 “통화정책 피벗(기조전환) 시점과 금리 조정폭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국내외에서 높아지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에 안착할 것이라는 확신을 어떤 조건 하에 언제쯤 할 수 있는지 불분명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이를 탐색하기 위해 고거 물가안정기 전환 사례의 특징을 진단했다.
통상 물가안정기는 인플레이션이 경제주체들의 일상적 경제활동(가격조정 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상태로 정의된다.
경제주체들이 현재 인플레이션에 합리적 무관심을 유지하기 때문에 특정 부문에서 발생한 인플레이션 충격이 여타 부문으로 파급되지 않고 이에 따라 인플레가 일시적 등락하더라도 기조적으로는 목표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상태다.
과거 고인플레이션기와 물가안정기를 살펴보면 고인플레이션기에서는 부문별 물가 충격이 여타 부문의 가격조정을 촉발했지만, 물가 안정기에는그렇지 않았다.
특히 부문간 인플레이션 상호작용은 상품 부문의 인플레이션이 서비스 부문으로 파급되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여기에는 기대인플레이션이 연결고리로 작용했다.
역사적으로 물가안정기로 진입에 실패했던 사례를 보면 마지막 단계 리스크에 대한 부주의에 주로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 단계 리스크는 가격조정 모멘텀과 인플레이션 재발 위험이 상존하는 가운데 기저효과로 인플레이션은 안정돼 보이는 상황을 의미한다.
아직 일부 부분의 물가 충격이 여타 부분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인데도 기저효과 착시로 섣부른 완화정책을 펼 경우 물가안정기에 진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미루어 볼 때 국내의 경우도 마지막 단계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정 차장은 “점차 (국내) 인플레이션 지표가 낮아지는 모습이나 물가안정기 진입과 관련된 마지막 단계 리스크는 잔존한다”면서 “물가안정기조로의 재진입 여부는 부문간 파급 및 기대인플레이션, 기조적 인플레이션 등 다양한 관점에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물가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낮은 관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임계치는 인플레이션이 2.0% 수준 이하로 내려가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숫자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더 보수적이고 낮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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