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유입 1등 공신…삼성 초격차에 미래에셋 1년 CD 맞불
[※편집자주: 작년 한 해 ETF 시장의 히트상품을 꼽는다고 하면 단연 금리형 ETF입니다. 금리형 ETF라는 새로운 상품이 등장하면서 운용업계 내에서도 큰 지각변동이 일어나는 것은 물론, 이를 활용한 다양한 거래 방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후발주자들의 고민이 커지는 가운데, 연합인포맥스는 금리형 ETF에 대한 자산운용업계 분위기를 담은 3편의 기사를 송고합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새해에 들어서도 증시 하락세와 함께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초단기 자금을 굴리는 금리형 파킹 상품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세'로 자리 잡았다.
변동성에 손쉽게 대응할 수 있는 데다, 고금리 장점도 취할 수 있는 상품인 만큼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이러한 흐름을 주도한 곳은 초대형 운용사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은 경쟁적으로 금리형 ETF 상품을 내놓으면서 지난해 자산 규모를 크게 늘렸다.
2일 연합인포맥스의 ETF 기간등락(화면번호 7107)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순자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상위 5개 ETF 중 4개는 금리형 ETF였다.
순자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상품은 'KODEX CD금리 액티브(합성)'로, 지난해 1년간 5조8천억원가량 늘었다. 뒤를 이어 4조7천억원의 순자산을 늘린 'TIGER KOFR금리액티브(합성)'가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ETF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테마 상품의 상장이 늘었지만, 금리형 ETF가 시장의 확장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ETF 시장의 순자산총액은 121조원이었으며, 이는 직전 연도 대비 54.2% 증가한 수준이다. 순자산이 약 50조원이나 늘어난 셈인데, 4개의 금리형 ETF에서만 15조3천억원의 순자산이 늘었다.
금리형 ETF의 확장세를 이끈 것은 초대형 운용사 '맞수'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다.
금리형 ETF의 판을 깐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020년 국내 최초로 양도성예금증서(CD) 수익률을 추종하는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을 내놓았다. 국내 상장 ETF 가운데 처음으로 순자산 7조원을 넘겼으며, 이날까지도 순자산이 가장 많은 ETF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뒤이어 삼성자산운용이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를 기초로 하는 상품을 선점하면서, 초단기 금리형 ETF 상품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본격화됐다.
양사는 서로의 선점 상품과 비슷한 상품을 연달아 내놓으며 점유율 확대에 공을 들였다. 지난해 말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CD, KOFR ETF 순자산 총액에서 차지한 비율은 99%에 달한다.
올해도 금리형 ETF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그간 ETF 상품 출시와 관련해 별도 간담회를 진행하지 않았으나, CD 1년물 금리를 추종하는 신규 ETF를 출시하면서 이례적으로 공식 행사를 마련했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과의 격차를 빠른 속도로 따라잡기 위해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특히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나, 올해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임에도 1년물 CD금리를 활용한 금리형 ETF를 내놓은 점도 이목을 끈다.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장기물 금리를 제공하는 1년물 CD ETF가 향후 수익성 방어에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기준금리 인하가 예정되어 있음에도 과거와 같은 제로금리 상황으로 돌아갈 수는 없기에, 중·고금리 시기 이자율 복리를 취할 수 있는 1년물 CD금리 ETF가 은행의 예·적금을 대체할 상품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CD금리에서도 만기가 긴 1년물 금리가 인하 소식에 먼저 반응하며 91일물 금리와 거의 붙어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금리 인하 시기가 도래했을 때 91일물 수익률이 빠질 부분을 생각하면 사실상 1년물 CD의 경우 인하 내용이 반영되어 있어 방어가 더 쉽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리가 인하되어 증시로 투자금을 돌리고 싶을 때도 은행 예·적금과 달리 해지의 불편함과 환매수수료가 없다는 장점도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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