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예상 손실 100% 인식 주문, 냉정하게 시장 가격대로 가자는 것
금융사 충당금 충분해야…토지 경·공매 시 PF 사업성 확보 가능
(서울=연합인포맥스) 이수용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금융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 정리를 늦어도 올해 3분기까지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원장은 4일 오전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구조조정 추진이 원활히 되면 올해 상반기, 늦어도 3분기까지는 틀이 잡힐 것”이라며 “욕심은 연내 마무리해 내년 상반기 금리 인하기가 왔을 때 스타트업 투자나 성장 투자 수요가 커질 때 좀비 사업장이 깔고 앉던 자금이 성장성 높은 곳으로 가도록 하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이 원장은 속도감 있는 부실 PF 사업장 정리를 강조하면서 “예상 손실을 100%로 인식해라”, “엄청난 강도로 PF 정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하라”는 등 발언을 내놓고 있다.
이 원장은 “지난 2022년 말 자금시장 경색 이후 단순한 만기 연장 브릿지론은 정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지만, 지나치게 속도를 올리면 시장 충격이 있을 수 있어 정지 작업을 했던 것”이라며 “지금 손실을 100% 충당 인식하라는 건 가감 없이 냉정하게 가격대로 가자는 것이고, 시장 가격조정기능을 통해 정리하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경·공매 방식으로 토지가 정리될 경우 PF 사업성이 확보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분양가를 100으로 가정하면 땅값이 40, 건설비가 40, 금융비용과 시행사 이익이 10씩 가져가는 구조였으나, 고금리에 공사비와 금융비용이 올랐기 때문에 분양가가 114 정도로 상승해야 수지가 맞는 구조가 됐다”며 “소비자들이 이런 높은 가격에 사지 않을 것이고, 부동산 시장도 돌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 원장은 “최근 토지 낙찰가율이 60% 내외인데, 60% 가격으로 토지를 정리해서 이를 구입하고 사업 진행하면 지금 기준으로 봐도 분양가가 98%까지 떨어져 사업성이 확보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제2금융권에 충당금 적립을 강화하라고 한 점에 대해서도 “100에 구입한 부동산 가격에 대해 금융사가 20의 충당금을 설정하지만, 시장에선 60~70에 거래하길 원하는 상황”이라며 “시가에 상당하는 적정 추가 손실을 기재해야 건전성에서도 적절한 것이고, 그래야 매각 과정에서 팔더라도 부담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최근 레고랜드 사태,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미국 상업은행 이슈, 국내 새마을금고, 미국 금리 상승 등 여건이 좋지 않았다”면서도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있다만, 자신감 있게 구조조정을 진행할 정책 준비가 돼 있고 금융사도 충당금 적립과 이를 통한 경·공매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게 필요하다”고 짚었다.
이 원장은 PF 시장 연착륙 가능성에 대해서 “누구도 장담할 수 없지만, 어느 정도 자신감이 없으면 원칙에 입각한 구조조정을 못 할 것”이라며 “연착륙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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