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 연합인포맥스) 박준형 기자 = ‘BBB’급 기업들이 연이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흥행몰이에 성공하고 있다.
고금리를 노린 리테일 수요와 기업공개(IPO) 시장 활황에 따른 하이일드 펀드의 수요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비우량채에 대한 훈훈한 분위기가 이어지자 ‘BBB’급 기업들도 하나둘씩 회사채 발행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전일 신용등급 ‘BBB’인 두산퓨얼셀이 400억원의 자금을 모으기 위해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 총 2천250억원의 주문이 접수됐다.
1.5년물에 400억원, 2년물에 1천850억원 등 총모집 금액의 5배를 웃도는 투자 수요가 몰렸다.
금리도 크게 낮췄다. 두산퓨얼셀은 1.5년물 -120bp, 2년물 -150bp에서 모집액 기준 물량을 모두 채웠다.
앞서 두산퓨얼셀이 제시한 금리밴드 상단은 +30bp, 하단은 -30bp였다.
지난 29일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한 신용등급 ‘BBB’인 AJ네트웍스도 흥행에 성공했다. 1년물과 2년물 각각 500억원과 490억원이 접수됐으며, 가산금리도 모집액 기준 각각 -90bp로 나타났다.
신용등급 ‘BBB+’인 SLL중앙은 지난 23일 수요예측을 실시해 모집액 500억원에 총 760억원을 확보하며 오버부킹에 성공했다.
두산퓨얼셀과 AJ네트웍스, SLL중앙은 ‘BBB’급 회사채이지만, 어느 정도의 자금 안정성은 확보했다고 평가받는 기업들이다.
두산퓨얼셀은 신용등급 상향에 청신호가 켜진 최대 주주 두산에너빌리티가 든든한 뒷배 역할을 하고 있으며, AJ네트웍스는 운전자본에 부담은 있으나 동일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부채비율 등 재무안정성과 수익성에 강점이 있는 기업이다.
SSL중앙도 지난 2021년 4천270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했고, 신용평가사로부터 재무안정성이 우수한 수준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결국 어느 정도 사업 및 재무 안정성을 확보한 것으로 보이는 비우량 기업을 중심으로 고금리를 겨냥한 리테일 수요가 흥행을 성사한 것이다.
이들 채권은 모두 5~7% 수준의 높은 금리에 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IPO 시장의 활황 분위기도 ‘BBB’급 회사채 흥행을 견인한 요소다.
현대힘스, 포스뱅크, HB인베스트 등 최근 상장한 기업들이 입성 첫날부터 ‘따블’, ‘따따블’을 이어가며 과열 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용등급 ‘BBB+’ 이하 회사채를 45% 이상 담은 펀드는 코스피 및 코스닥 공모주 물량의 일부를 우선 배정 받는 혜택이 있다.
하이일드 펀드는 최근 ‘BBB’급 회사채 수요예측에 참여해 만기 1.5년 이하의 단기채를 위주로 ‘싹쓸이’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IB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 회사채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했다”라며 “또한, 최근 들어 IPO 공모주 청약을 위한 하이일드 펀드의 ‘BBB’급 채권 편입 수요 상승에 따라 자산운용사가 수요예측에 대거 참여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다른 ‘BBB’급 기업들도 하나둘씩 회사채 발행에 관심을 보인다.
HL D&I 한라(BBB+), 두산에너빌리티(BBB), 한진칼(BBB+) 등이 아직 구체적인 발행조건을 결정하진 않았으나, 회사채 발행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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