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지난해 정부가 사용하지 못한 예산이 1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예상한 것보다 세수가 적게 들어와 실제 지출이 크게 감소한 게 영향을 미쳤다.
기획재정부가 8일 발표한 '2023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결과'를 보면 지난해 총세입은 497조원으로 예산(534조원)보다 37조원 감소했다.
국세 수입(344조1천억원)이 당초 예상한 수준(400조5천억원)보다 56조4천억원 급감한 영향이다.
세외수입은 152조9천억원으로 집계됐다. 당초 계획한 예산보다 19조4천억원 늘었다.
총세출은 예산현액 540조원 중 490조4천억원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현액 540조원에서 총세출 490조4천억원과 이월액 2조9천억원을 뺀 결산상 불용액은 45조7천억원이었다.
국가 예산·회계시스템인 디브레인(dBrain)을 도입한 지난 2007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불용률 8.5%도 최대 최고다.
결산상 불용액이 46조원에 육박한 것을 세수 감소에 따라 당초 예정한 사업비를 쓰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입 여건이 변화하면서 지방에 보내야 할 돈을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내국세의 19.24%는 지방교부세로, 20.79%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명목으로 내려보낸다.
이에 따라 18조6천억원 규모가 회계상에는 불용으로 잡혔다.
16조4천억원에 달하는 내부거래도 영향을 미쳤다.
내부거래는 회계 간, 회계-기금 간 전출금 등을 의미한다.
작년의 경우 외국환평형기금을 공공자금관리기금으로 조기 상환하면서, 내부 거래에 따른 불용금액이 16조4천억원으로 계상됐다.
결산상 불용액에서 이러한 요인들을 제거하고 나면 사실상 정부가 못 쓴 돈은 '10조8천억원'이다.
세부적으로 일반회계는 7조8천억원, 특별회계 3조원 등이다.
세입 여건 변화에 따라 불용액은 컸지만, 돈을 못 받은 지자체의 경우 통합재정 안정화 기금, 자체 세계잉여금은 활용해 대응한 만큼 성장률에서 국가 재정이 기여하는 부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올해 세입으로 연결되는 세계잉여금은 2조7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일반회계 세계잉여금은 364조원, 특별회계 세계잉여금은 2조6천억원으로 나타났다.
기재부는 일반회계 세계잉여금의 경우 국가재정법에 쓰인 대로 교부금을 우선 정산하고, 공공자금관리기금 상환, 국고채 상환 등에 활용한 후 남은 금액을 활용할 예정이다.
특별회계 세계잉여금은 그대로 자체 세입 처리할 계획이다.
최한경 기재부 재정관리국장은 “세수여건 악화 속에서 회계, 기금 간의 활용 등을 통해 국가채무를 늘리지 않고 재정운용을 했다”고 설명했다.
jw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