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 견조하면 금리인하 지연…약달러 기대도 제한”
(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국제금융센터가 작년 11월부터 지속된 외국인 자금의 국내 순유입 기조에 변동성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견조해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가 지연되면 달러화 약세 움직임도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권도현 국금센터 자본유출입분석부장은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 현황 및 전망’ 보고서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권 부장은 “글로벌 통화정책 전환과 정보기술(IT) 사이클 반등 상황 등 대내외 여건을 종합해볼 때 외국인 자금 유입에 우호적인 여건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대외적으로 미국 경제 연착륙과 연준의 금리 인하가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자본 유출입 변동이 클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권 부장은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조기 금리인하 기대가 약화했다며 작년 11월부터 유입세를 이어온 외국인 자금 흐름에 주목했다.
국금센터에 따르면 외국인 증권자금은 작년 11월부터 유입세로 전환된 후 최근 달러 강세 및 주가 조정 등에도 주식과 채권 모두 순유입 기조를 유지했다.
외국인은 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국내 주식 11조2천억 원, 채권 3조9천억 원을 순투자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달러 강세와 국내 증시 조정에도 외국인 자금은 주식 3조 원과 채권 2조5천억 원으로 비교적 견조하게 유입했다.
권 부장은 디스인플레이션 진전으로 한국 등 신흥국에 대한 투자 여건은 개선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권 부장은 “미국 정책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 기대와 신흥국 통화 및 자산 가격 간에는 높은 음의 상관관계를 보여왔다”며 “현재 금융시장에서는 연준의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낮아졌지만, 5월 또는 6월에는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 중이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도 외국인 자금 유입 여력은 큰 것으로 평가했다.
권 부장은 “주식시장은 반도체 사이클 반등 및 금리 하락에 따른 밸류에이션 개선,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 상승 모멘텀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20~2022년 중에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큰 폭(약 21조 원) 유출되면서 외국인 보유 비중이 크게 낮아진 만큼 자금 유입 여력도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외국인의 코스피 보유 비중은 33.0%를 기록했다. 최근 5년 평균 비중은 34.4%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다만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과 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은 외국인 자금 향방에 변수로 꼽았다.
권 부장은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가 지연되면서 채권 금리 하락과 달러화 약세 움직임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경제 부진 지속 가능성과 중동 등 지정학적 위험, 미국 대선을 포함한 주요국 선거 등도 중요한 변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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