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40년 전 부동산 투자 기법이 최근 미국 상업용 부동산 투자에 적절해 보인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역은행의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익스포저는 이달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S:NYCB) 주가 폭락 이후 다시 주목받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마켓워치는 NYCB 등 지역은행들이 부실 대출과 불안한 대출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1980년대 부동산 거물인 샘 젤의 ‘그레이브 댄서(Grave dancer)’ 플레이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레이브 댄서란 말 그대로 무덤에서 춤추는 사람이란 뜻으로 다른 사람들의 고통에서 비롯된 기회에 투자하는 기법을 말한다.
샘 젤은 실패한 상업용 부동산 거래의 무덤을 뒤져 재산을 모은 투자자로 지난해 8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매체는 이 억만장자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그럼에도 1980년대 그의 부실채권 투자는 과도한 투기와 인플레이션 급등, 오피스 부문을 비롯한 공급 과잉이 다른 투자자에게 기회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다시금 그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고 전했다.
◇ 호텔 등 숙박업에 주목
그때와 다른 점은 지금은 엄청난 액수의 돈이 관련돼 있다는 점이다. 모기지뱅커협회에 따르면 미국의 상업용 모기지 부채는 2007년 초 약 2조2천억 달러에서 2023년에는 약 4조6천억 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발벡 캐피털의 바첼로 크리코-리자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팬데믹으로 대출이 얼어붙은 특별한 시기가 있었다”면서도 “현재 상업용 부동산에 대해 시장 전망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단기간의 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오래된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거나 임대 규모가 축소되거나, 낮은 임대료로 계약이 갱신되면서 최상위 오피스 공간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느린 출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만 그렇진 않을 것이며 향후 3~4년 동안 매년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발벡 캐피털은 주로 다가구 및 호텔 부동산에 대한 단기 대출에 주력해 왔지만, 최근 대출 기관의 부실 채권을 매입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크리코-리자 매니저는 “숙박업이 일부 역풍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이라며 “사무실에 많이 가지 않는다면 더 많이 여행할 것이며 회의에 참석하고 동료들을 만날 공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 금리 인하 지연 속 한계차주·부실채권 노려라
미국 부동산 시장에는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금리 인하로 방향을 선회할 2025년까지 버티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엘링턴 매니지먼트 그룹의 레오 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1990년대 저축 및 대출 위기의 메아리가 재연되고 있다”며 “이는 지난 10년간의 부동산 호황에서 비롯된 것으로 부실채권 매입자들이 부실 대출기관으로부터 상업용 부동산 대출을 인수하면서 해결되는 데 거의 10년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수요가 견조한 다가구 부동산, 특히 집주인이 너무 많은 돈을 빌려 대출을 계속할 여력이 없는 부동산에 기회가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현재 상업용 부동산을 처분하려는 지역은행들이 대차대조표에서 자산을 선별적으로 처분하는 거래를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사발 인베스트먼트 홀딩스의 팻 잭슨 최고 투자책임자(CIO)는 “어느 시점이 되면 은행들은 더 크고 대담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며 “대출자와 차용자가 하락세로 돌아선 부동산 가치를 인정하게 되면 집합 부동산의 집중적인 매도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린스트릿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 지수에 따르면 1월 부동산 전체 가치는 2022년 정점 대비 21% 하락했지만, 큰 타격을 입은 오피스 부문의 가치는 35% 하락했고, 다가구 주택은 28% 하락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호텔과 오피스 빌딩, 쇼핑센터 및 기타 유형의 부동산 자금을 조달하는 데 사용된 채권에도 주목했다.
워터폴 자산 관리는 “이들 채권의 부실 징후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 채권들은 한동안 보지 못했던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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