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상민 기자 = 설(구정) 연휴 이후 국내 증시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국내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를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연휴 기간 최고점을 경신한 뉴욕증시는 국내 증시 투자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중화권 증시의 휴장은 국내 부진 섹터의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미국과 이란 간에 촉발되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12일 연합인포맥스 신주식종합(화면번호 3536)에 따르면 2월 들어 코스피는 지난 8일까지 4.93%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3.42% 올랐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2,620.32, 코스닥지수는 826.58로 장을 마쳤다.
◇뉴욕증시 최고점 경신 긍정…”밸류업 프로그램 선반영 경계”
전 거래일 뉴욕증시는 고점 부담 속에서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지속 상승세를 보였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0.14% 하락했지만,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57%, 1.25% 상승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미국 대형 기술주의 강세에 힘입어 5,000을 넘어섰다. S&P500지수는 2021년 4월에 4,000을 넘어선 지 약 3년 만에 5,000선을 넘어섰다.
나스닥지수는 2021년 11월 역대 최고치인 16,057.44에 근접했다.
연합인포맥스 지수선물 통합화면(화면번호 6520)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45분 기준 E-Mini S&P500 선물은 전장 대비 0.05% 하락한 5,041.25에, E-Mini 나스닥100 선물은 전장 대비 0.12% 밀린 18,018.00에 거래되고 있다.
오는 13일 발표되는 미 1월 CPI를 앞두고 지수 선물은 숨 고르기 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 증시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설 연휴 이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며 기대감이 먼저 반영된 모습이다.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4조8천21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고, 기관은 1조1천58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같은 기간 5조8천88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기대감에 대한 선반영이 차익 실현되는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책이 발표되고 실제 효과를 미치는 데까지의 시차 때문에 증시가 주춤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 1월 CPI가 반등할 수 있다는 경계감도 주의해야 한다고 봤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미국 경제도 좋아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미 1월 CPI는 올라갈 것으로 보여 주의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 증시가 계속 고점이어서 (추가 상승이) 만만치 않은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월 세계 경제전망 발표에서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2.1%로 지난 전망치 대비 0.6%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경제 전망치가 크게 상향 조정되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FOMC가 매파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커진다.
주식시장이 과열 양상도 연준 긴축 효과를 훼손시킬 수 있는 만큼 3월 FOMC에 매파적 발언이 나올지 주목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과열의 터닝 포인트는 3월 FOMC일 수 있다”며 “그전까지 주가에 대한 부담으로 등락하겠지만 실적도 어느 정도 나와 숫자를 바꿀 만한 요인이 많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中 휴장 시선 국내 부진섹터로…”미-이란 지정학 변수”
중화권 증시의 휴장은 오히려 부진 섹터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증시는 춘절 연휴로 오는 17일 휴장하고, 홍콩 증시는 이날부터 오는 13일까지 양일간 휴장한다.
허 연구원은 “연휴 동안 미국 시장이 오른 기대감이 반영될 것”이라며 “중국 증시의 휴장으로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섹터가 영향을 덜 받으며 완만하게 상승 시도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홍콩H지수(HSCEI)는 지난달 22일 4,943.24로 5,000선을 밑돈 뒤 지난 9일 5,306.79로 장을 마쳐 소폭 반등했다.
중화권 증시는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앞두고 증시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외신에서 보도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시장 기대감이 반영됐다. 다만 실제 중국 당국이 부양책을 내놓기 전까지는 중화권 증시의 변동 폭이 커질 수 있다.
정 연구위원은 “공식적 증시 부양책이 양회에서 나온다면 의지가 표명되겠지만, 분위기만 전환하는 요인이라면 양회가 끝나고 오히려 중국 시장이 크게 되돌려질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과 이란 간 지정학적 변수에 대한 경계심도 생기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신의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은 바이든 행정부를 향해 이란을 직접 공격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펜스 전 부통령과 폼페이오 전 장관은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이제 이란에 반격할 시간이다”(It's time to strike back at Iran)라는 제목의 공동 기고문을 통해 “중동뿐만 아니라 세계에 무너진 억지력을 회복하기 위해 즉각적이고 분명한 무력시위로 미국은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27일 친이란 민병대의 드론(무인기)이 요르단 동북부 시리아 접경 미군 기지인 '타워 22'를 공격하며 미군 3명이 사망한 일에 따른 반응이다.
sm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