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실망감에 미국채 금리가 급등했다. 절대금리 수준까지 연중 최고치로 올라서면서, 지역은행들의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작년 이맘때 파산 우려가 불거진 미국 지역은행에 대한 쇼크(충격)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14일 연합인포맥스 지수현재가(화면번호 7209)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13일 기준 SPDR S&P 지역은행(REGIONAL BANKING) 상장지수펀드(ETF)의 가격은 46.93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11월 30일 이후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하루 만에 가격이 4.23%가 빠졌다. 일별 하락률로는 뉴욕 커뮤니티 뱅코프(NYS:NYCB)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손실이 발표돼 주가가 37.67% 하락한 지난 1월 31일 이후 가장 크다.
이 ETF는 약 140여개의 미국 지역은행 종목으로 구성됐다. 종합적인 이들 은행의 흐름을 대변한다.
간밤 뉴욕증시는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미국의 1월 CPI 상승률이 시장의 예상치를 웃돈 영향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낮아져 주식·채권시장에 모두 부정적인 재료로 작용했다.
특히나 지역은행에 대한 주식 매도세가 강했던 이유는 미국채 금리가 다시 우려스러운 절대 수준으로 올라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는 13.32bp 오른 4.3153%에 마감했다. 종가 금리가 4.3% 위로 형성된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뉴욕채권시장의 고금리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수익성 악화와 관련 대출 부실, 지역은행 어닝쇼크(실적 충격)라는 연결고리의 시작으로 평가된다. 무보험 예금이 많은 지역은행은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에도 취약하다.
Sit인베스트먼트어소시에이츠의 브라이스 도티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금리 상승이 상업용 부동산 대출 만기가 도래하는 은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산불을 막으려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며 “금리가 더 낮다면 폭풍우가 와서 불을 끄는 것과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의 절대금리가 고공행진 할수록 지역은행들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는 셈이다. 지난해 실리콘밸리은행(SVB) 등의 사태 때도 고금리가 문제였다. 당시보다 지금의 금리가 30~50bp 정도는 더 높다.
전문가들은 지역은행에 대한 추가 부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한다.
부동산 투자회사인 코헨&스티어스의 리치 힐 부동산 전략·연구 헤드는 “시장이 연착륙 시나리오에 너무 많이 앞서나갔고, 이제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지역 및 소규모 은행, 특히 대출 손실에 대한 준비금이 충분치 못한 은행들이 만기와 상업률 부동산 가치 하락의 벽에 부딪혀 큰 고통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대출자들의 연체가 늘어나면서, 지역은행들은 부동산 가치에 대한 재평가와 부실 부동산 부채 상각이 필요하다”며 “더 많은 실패가 없다면 놀라운 일”이라고 부연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맷 레이디 상업용 부동산 경제학 디렉터는 “은행의 모든 고통이 끝나지 않았다”며 “은행들의 잠재적 손실은 오피스 부문에서 주로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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