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은별 기자 = 은행권 발행시장이 연초와 달리 활기를 잃은 모습이다. 역캐리 국면에서 단기자금시장의 조달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26일 연합인포맥스 채권 발행 만기 통계(화면번호 4236)에 따르면 은행채는 이달 중 6조1천642억원 순상환됐다.
아직 이번 달 거래일이 남은 것을 감안하더라도 지난해 2월(4조4천900억원 순상환), 2022년 2월(1조2천600억원 순발행)에 비해 발행이 저조하게 이뤄진 것이다.
수급상 공급이 줄어든 셈이지만 최근 은행채 발행시장은 녹록지 않다.
은행채 AAA급 1년물 민평금리는 이달 초 3.619%에서 지난 23일 기준 3.684%로 6.5bp 상승했다.
지난주 이뤄진 은행채 발행 태핑에도 수요가 크게 모이지 않으면서 일부 은행에선 발행 채권의 종류를 바꾸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강한 와중에 변동금리부 채권(FRN)이 등장한 것도 이 같은 수요 부진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됐다.
경남은행과 대구은행은 각각 지난 23일, 21일 FRN을 발행했다. 규모는 500~1천억원 수준으로 크지 않았다.
이 중 대구은행은 당초 이표채로 발행을 타진했다가 FRN으로 변경해 발행했다.
은행권 발행 관계자는 “이표채로 하나 FRN으로 하나 수요가 적은 건 다르지 않다 보니 발행자 입장에서 금리 하락 이점이라도 있는 FRN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크레디트 시장의 계절적 강세가 평년보다 일찍 나타나면서 이달 들어서는 소강 상태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하 시기 전망이 지연되는 데다가, 단기자금시장의 조달금리도 이달 중 내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영향이 크다.
다른 은행권 발행 관계자는 “MMF 수요가 부진한 데다 RP 금리가 4%대까지 기록하는 등 초단기 자금이 안 좋은 영향이 큰 것 같다. 단기 금리가 안 좋아지면서 최근 2주간 발행 수요가 급격히 줄었다”면서 “이번 지급준비금(지준) 적립 마감일까지는 상황이 계속 이럴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은행의 채권 운용역도 “한은에서 자금을 풀어줘도 단기자금이 계속 빡빡한 영향이 크다”면서 “다만 대출이 오늘부터 줄면서 은행채 발행도 상대적으로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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