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싸움에서 승리했다는 확실한 증거 기다려야”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아직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목표치를 웃돌고 있다며, 섣불리 정책을 조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캔자스시티 연은이 26일(현지시간) 공개한 오클라호마 이코노믹클럽 연설문 내용에 따르면 슈미드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상회하고 노동시장이 타이트하며 수요도 여전히 상당한 모멘텀을 보이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정책 스탠스를 조정할 필요가 없다는 게 나의 시각”이라고 말했다. 조기 금리 인하를 견제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가장 바람직한 행동은 인내심을 가지는 것”이라며 “경제가 그동안의 긴축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 살펴보고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완전히 승리했다는 확실한 증거를 기다려야 한다”고 판단했다.
긴축 정책이 시작된 이후 인플레이션이 크게 둔화된 점은 고무적이나 아직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슈미드 총재는 석유시장 재조정 등으로 인한 에너지 및 상품 물가 둔화가 전체 물가 상승률 둔화를 주도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에너지 가격은 전혀 안정적이지 않다”며 “홍해와 파나마 운하를 통과하는 운송경로 혼란으로 인해 공급망 상황이 악화되고 있어 상품 가격에 새로운 상승 압력이 가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에너지와 상품 물가 둔화에 변수가 발생한다면 서비스 물가라도 낮아져야 하는데,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보면 이를 점치긴 이르다는 분석이다.
슈미드 총재는 “소비지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서비스 부문의 가격은 여전히 타이트한 노동시장과 임금 상승 속에 빠르게 오르고 있다”며 “물가를 FOMC 목표치인 2%로 되돌리려면 노동시장 균형과 완만한 임금 상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슈미트 총재는 현재 진행 중인 대차대조표 축소를 중단하는데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차대조표를 얼마나 더 축소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라면서 “위기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금리 변동을 피하기 위해 대차대조표 축소에 지나치게 신중한 접근 방식을 취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며 “대차대조표 축소 지속에 따른 일정 정도의 금리 변동은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슈미드 총재는 작년 8월 에스더 조지 전 총재 후임으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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